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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부국증권 오너일가 일제히 지분정리 왜?

  • 2019.01.29(화) 17:54

김중건 회장 장남 이어 친인척 지분처분
최대주주 김 회장측 지분 여전히 두터워

중소형 증권사 부국증권의 오너일가 등 최대주주 김중건 회장의 특수관계인들 상당수가 보유 지분을 털어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김중건(67) 부국증권 회장의 친인척인 김영윤 씨를 비롯해 정연·성은·정수·재원·은영 씨가 올 들어 보유 주식 전량을 장내외에서 털어냈다. 이들과 함께 김 회장의 특수관계인으로 묶이는 학교법인 명지학원도 보유 주식 1만여주를 모두 팔았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김 회장측의 지분은 기존 33.61%에서 32.18%로 감소했다. 김 회장의 특별관계자 12명 가운데 무려 7명이 한주도 남김없이 보유 주식을 처분한 것이다. 현재 특별관계자는 김 회장의 동생 중광(11.79%) 씨를 비롯해 전평 부국증권 사장(0.1%)과 한국단자공업(3.57%), 귀뚜라미홈시스(1.64%), 귀뚜라미(2.87%)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분을 내다판 이들은 김 회장의 조카 등 가까운 친인척이다. 김 회장은 한일합섬그룹의 창업주 고(故) 김한수 회장의 차남으로, 김한수 회장은 장복련 여사와 슬하에 중원·중건·중광·중명·영숙·영희·영선 4남3녀의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차남인 김 회장이 부국증권의 지분 12.22%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뒤를 이어 삼남인 중광(64)씨가 2대 주주다. 이들의 조카인 영윤·정연 씨 등은 1%에 못 미치는 미미한 수준이긴 하나 수년간 지분을 보유한 주주였다.

이번에 지분을 처분한 이들 가운데 눈길을 끄는 인물이 있다. 우선 영윤 씨는 김 회장의 동생 중명 씨의 장남으로 4년 전 탤런트 이세은 씨와 결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올해로 8세인 재원·은영 쌍둥이 남매도 보유 주식 1120주씩을 나란히 팔았다. 오너가 4세로 추정되는 이들은 5세 때인 지난 2016년에 증여받은 주식을 통해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학교법인 명지학원 역시 6년간 들고 있던 주식 1만3851주를 털어냈다. 명지학원의 보유 주식은 김 회장과 남매들이 지난 2013년 별세한 장 여사로부터 상속받은 지분을 그대로 증여한 것이다.

이들의 처분 단가는 시세 수준인 주당 2만원선이며 각자 보유 주식 규모가 그리 많지 않아 매각액도 눈에 띌만한 금액은 아니다. 적게는 3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 가량을 현금화했다.

김 회장의 친인척들이 약속이나 한듯 비슷한 시기에 지분을 내다팔았다는 점에서 이목을 모을 수 밖에 없다. 김 회장의 조카 혹은 장녀로 추정되는 정연 씨는 최근 6년간 10여차례에 걸쳐 꾸준히 사들였으나 어찌된 일인지 이번에 주식을 한번에 털어냈다.

정연 씨가 그동안 지분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총 9억원 가량으로 매각액인 10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시세차익으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얘기다.

앞서 김 회장의 장남인 상윤 씨도 지난 14일 시간외매매 방식을 통해 보유 주식 10만여주를 모두 털어낸 바 있다. 상윤 씨는 비록 1%대이긴 하나 부친인 김 회장 및 숙부 중광 씨에 이어 오너 일가 가운데 개인 자격으로 지분이 많았다.

그동안 꾸준히 회사 주식을 사모은 데다 자회사인 유리자산운용에 근무(2016년 부사장 승진)하고 있어 관련 업계에선 부국증권이 '오너 3세' 체제 구축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으나 최근 돌연 주식을 처분한 것이다.

최대주주 일가들이 보유한 지분이 정리됐으나 김 회장측 지분이 32%대로 여전히 두터워 경영권 방어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 비록 의결권은 없으나 부국증권 자사주가 무려 42.73%의 지분을 들고 있어서다. 현재 부국증권의 주요 주주로는 김 회장과 동생 중광 씨를 제외하고 케이프투자증권(9.64%)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1954년에 설립한 부국증권은 65년의 업력을 자랑하는 증권사로 최대주주는 김 회장이나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있다. 평사원 출신인 전평 사장이 2012년 5월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부국증권은 증권사로서 수익 창출 능력은 다른 대형사보다 떨어지나 서울 여의도에 본사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등 알짜 자산을 가진 중소형사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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