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스토리
  • 검색

[머니&컬처]영화 '돈'의 사냥개 현실에도 있을까

  • 2019.06.14(금) 08:45

금융감독원 사냥개 조우진의 추격전
브로커 류준열과 번호표 유지태 쫓아
이번달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 출범

드라마, 영화, 뮤지컬, 도서, 동영상 콘텐츠 등 문화 속 다양한 경제 이야기를 들여다봅니다. 콘텐츠 속에 나오는 경제 현상이 현실에도 실제 존재하는지, 어떤 원리가 숨어있는지 궁금하셨죠. 쉽고 재미있게 풀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올해 여의도 증권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가 개봉하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선 관심이 고조됐습니다.

장현도 작가의 '돈'이라는 소설이 원작인데요. 장현도 작가는 증권맨 출신으로 '트레이더', '골드스캔들' 등 금융을 바탕으로 하는 소설을 써왔습니다.

작가는 여의도에서 태어나 여의도에서 법인 브로커로 일하다가 사금융업체인 부티크까지 설립하기도 했다는데요. 일년 만에 10억원이 넘는 자금을 모집해 운용하며 큰 성공과 실패를 동시에 경험하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을 써오고 있습니다.

'돈'도 마찬가지입니다. 증권사 브로커들이 활용하는 프로그램 매매, 공매도 등 다양한 투자 방법이 영화에 노출되면서 일반 대중은 '어렵다', '이해가 안 된다' 등의 평도 잇따랐지만 증권가와 돈의 흐름, 사람들의 심리에 대한 깊이 있고 디테일한 묘사가 실제 경험을 기반으로 잘 살려냈습니다.

영화 '돈' 스틸 이미지. 사진=네이버 영화

아마도 부자가 되고 싶은 꿈을 품고 여의도 증권가에 입성한 신입 주식 브로커 조일현(류준열 분)을 통해 작가 본인의 20대 모습을 회상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학연도 줄도 없이 순수한 포부만으로 여의도 출근길에 올랐으나 실적은 바닥을 찍으며 희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그에게 작전 설계자인 번호표(유지태 분)가 나타나죠.

소수 금융 전문가들이 모여 투자를 하는 집단을 부티크라고 하기도 하는데요. 부티크를 도와주는 단순 업무로 생각하며 발을 디뎠지만 작전을 수행하는 일원들끼리는 전혀 서로에 대한 정보를 알수가 없습니다. 모두 번호표의 명령대로만 움직일 뿐이죠.

조일현 역시 그렇게 번호표의 손아귀에 들어가 꼭두각시가 됩니다. 위험한 제안을 받아들인 덕분에 조일현은 약속한 수수료 를 받고 하루아침에 돈방석 위에 앉고, 회사에서도 거액의 거래를 성사시키며 에이스로 거듭납니다.

돈을 벌면서 점점 죄책감보다는 자만에 빠지고 초심을 잃게 됩니다. 그때 한 남자가 나타납니다. 경찰인 듯 보이지만 금융감독원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한지철(조우진 분)입니다.

영화 '돈' 스틸 이미지. 사진=네이버 영화

여러 등장 인물 가운데 그의 역할이 유독 눈에 들어옵니다. 아마 지금 금융당국이 가장 관심 가지고 추진하는 부분을 잘 묘사했기 때문일 겁니다.

조일현 역(류준열 분) : "여기 이렇게 남의 집 앞에 함부로 찾아와도 돼요? 영장 있어요? 영장 없죠? 거기 감독만 하는 데니까 영장 없잖아요. 그죠? 경찰이랑 같이 오시든가. 불쑥불쑥 나타나서 겁주고 그러면 제가 경찰 부릅니다.

결국 한지철은 주변에 있던 경비에게 아파트 단지 밖으로 쫓겨납니다. 이때의 한지철은 조사는 할 수 있지만 강제 수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은 없는 상태죠. 단순히 금감원의 직원일 뿐입니다.

하지만 사냥개라는 별명답게 그는 자신의 권한 안에서 계속해서 번호표와 조일현을 포함한 부티크 일원들에 대한 조사를 계속해 나갑니다.

그렇다면 현실에서도 실제로 금감원 직원이 수사에 나설 수 있을까요. 가능합니다. 지금도 금감원 직원이 금융위원장의 추천을 받으면 관할 지방검찰청의 지명을 받아 사법경찰관 직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실제 이뤄진 경우는 없죠.

그런데 금융위와 금감원이 이번 달 중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출범할 예정입니다. 현재 업무 범위와 예산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 막바지에 이르렀는데요.

금감원과 금융위원회가 주장하는 수사 범위가 달라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금감원이 예고한 인지수사 권한이 주어진다면 금감원이 자체 수사에 착수하는 것도 가능해 집니다.

금감원 직원이 특사경으로 지명되면 주가조작이나 미공개정보 이용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혐의 인지 즉시 증거확보와 통신기록 조회,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거죠.

영화 막바지에 한지철이 번호표를 잡기 위해 출동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제 곧 현실에서 나타날 일이 될 듯합니다. 자본시장 질서를 바로잡을 사냥개 한지철이 눈 앞의 현실에서 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