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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컬처]자식 사랑엔 끝이 없어라

  • 2019.09.10(화) 17:14

2015년 개봉작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자본시장 눈길끄는 '미원상사'의 자식사랑 공시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단골 영화 주제입니다. 애틋하고 가끔은 처절하기도 합니다. 기업가들의 자식 사랑도 예외일 순 없겠죠. 기업공시를 보다 보면 부모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미성년자인 자녀 이름으로 주식을 사는 경우가 그 중 하나입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라는 영화는 헌신적인 자식사랑을 그리고 있는데요. 마침 코스피 상장사 미원상사가 최근 올린 공시에서도 <레버넌트> 속 주인공의 모습이 스쳐지나갑니다. 영화 내용만큼 처절하지 않지만 다 같은 부모 마음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할까요.

영화의 배경은 서부 개척시대 이전인 19세기 북아메리카 대륙입니다. 주인공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는 사랑하는 인디언 여성 사이에서 낳은 아들 호크를 비롯한 45명 일행과 함께 미개척 지역에서 짐승 가죽을 모으는 일에 한창입니다.

이른 아침 길을 찾기 위해 숲을 서성이던 글래스는 곰에게 습격을 받습니다. 눈을 깜빡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부상을 입은 글래스는 들것에 실려 옮겨지지만, 인디언들의 습격과 추위와의 전쟁 속에 일행들은 지쳐가기만 합니다.

일행을 이끌던 대위는 글래스를 죽을 때까지 책임지고 보살필 대원을 찾습니다. 한 사람당 보너스 70달러. 글래스의 아들과 젊은 청년 브리저가 남기로 합니다. 마지막으로 존 피츠재럴드(톰 하디 분)가 자원합니다. 그는 모두를 위해 글래스를 죽여야 한다고 주장했던 인물입니다.

존은 사사건건 글래스를 없앨 기회를 찾습니다. 글래스가 죽으면 수고들일 것 없이 돈만 가지고 나올 수 있으니까요. 존은 일행이 없는 틈을 타 글래스의 숨통을 조여 죽이려고 하지만 이내 호크에게 들키고 맙니다. 궁지에 몰린 존은 글래스 앞에서 아들을 죽이고 달아나버립니다.

추운 겨울 속 홀로 남겨진 글래스는 분노 속에 스스로 몸을 일으킵니다. 자신의 존재 이유와 같았던 아들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스스로가 원망스럽습니다. 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복수밖에 없습니다. 죽은 짐승의 고기를 주워 먹고 스스로 상처를 꿰매면서 복수 여정에 나섭니다.

살이 썩어가는 고통 속에서도 글래스를 움직이게 한 동력은 아들에 대한 연민과 사랑입니다. 그토록 사랑했던 연인을 백인들 손에 잃어버리고 유일한 혈육인 아들만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맹세했습니다. 글래스에게 아들은 존재 이유 그 자체와 같았습니다.

자식에 대한 애절한 감정이 비단 영화 속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미디어를 통해 자식을 위해 비극적인 선택을 하는 부모를 수없이 봐 왔습니다. 감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자본시장에도 자식에 대한 애틋한 장면이 감지될 때가 있습니다.

/<레버넌트> 중 캡처

최근 코스피 상장사 미원상사에서는 어린이 남매가 주주로 등장해 시장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정돈 미원홀딩스 회장의 특수관계인으로 등재되어 있는 이병주 씨의 두 자녀인 이윤재(2015년생) 군과 이윤서(2018년생) 양입니다.

이윤재 군과 윤서 양은 지난 2일 미원상사 주식 1000주와 500주를 장내매수한 뒤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추가 매수에 나섰습니다. 현재 보유 주식은 각각 2800주(0.06%), 1800주(0.04%)입니다. 10일 미원상사 종가 주당 5만2100원을 적용하면 2억4000만원에 육박합니다.

미원상사그룹은 미원홀딩스 미원상사 미원SC 미원화학 동남합성 등 코스피 상장사 5곳과 국내외 비상장 계열사 16곳을 거느리고 있는 기업집단입니다. 지배구조 정점에는 김정돈 미원홀딩스 회장이 있습니다. 계열회사 대부분이 화학제품 생산과 공급에 주력합니다.

이윤재 군과 윤서 양은 미원상사 지분 외에도 다른 상장 계열회사 지분도 갖고 있는데요. 윤재 군의 경우는 상장 계열회사 중 동남합성 지분을 제외한 4개 상장사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보유 주식을 현재 시가로 따지면 2억원을 웃도는 수준입니다.

사실 미원상사그룹은 어린이 주주들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미원홀딩스에는 김윤현(2013) 김이현(2016) 자매가 이름을 올렸고요. 미원화학에는 강민석(2007) 형석(2010) 윤석(2011) 군 형제가 있습니다. 미원SC에는 유민호(2011) 군 유민아(2013) 양 남매가 눈에 띕니다.

회사 측은 오너 일가라 하더라도 개인의 지분 매수 배경은 알기 힘들다는 설명입니다. 추측건대 오너 일가 일원으로 책임감을 가지라는 의미일 수 있고요. 재테크 교육 차원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후계 작업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유야 어찌됐건 분명한 점은 아이들을 위한 결정이었을 것이라는 겁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걸음마도 못 뗀 아이들에게 지분을 부여하는 행위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옵니다. 곱지 않은 시선도 있는데요. 하지만 건조한 자본시장에서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다는 점에는 일부 공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서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말도 있으니까요.

영화 <레버넌트> 속 글래스의 복수극은 정말 잔인하지만 연민의 감정이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자식을 그리워하는 부모의 감정을 읽어내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전작 <버드맨>으로 세계 영화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멕시코 출신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이냐리투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레버넌트>를 감독하면서 가장 큰 예술적 성취감을 느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마이클 푼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레버넌트>는 2016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과 촬영상, 감독상을 휩쓸면서 작품성을 널리 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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