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 18일 열린 대선후보 경제분야 TV토론에서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표몰이' 공약이라고 작심 비판했지만, 정작 자신이 창당한 개혁신당도 같은 목표를 작년 총선 공약으로 제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4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업경영과 시장 질서가 확립되면 주식시장은 획기적인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주가지수 5000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지난 18일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주식을 처음 경험할 당시 친구로부터 작전주로 입문했다고 말한 바 있다"며 "그래서 시장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 아닌가 싶다. 표가 된다고 생각해서 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관련기사: 이재명 '코스피 5000' 발언에...이준석 "주식시장의 이재명 리스크" 비판(5월18일)
그러나 '코스피 5000'은 개혁신당의 핵심 슬로건이었다. 이준석 후보가 이끄는 개혁신당은 작년 4월 발표한 공약집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코스피 5000 & 코스닥 2000 시대를 열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내용은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일주일 전인 작년 4월 3일 당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한 '개혁신당 릴레이정책' 자료집에 나오는 내용으로 지금도 누구나 찾아볼 수 있다.

당시에도 코스피지수는 2700선, 코스닥지수는 870선으로 개혁신당이 제시한 목표치와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이사의 모든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인정 △물적분할 상장 제한 △자사주 소각 의무화 △전자투표제·전자위임장 도입 등 8대 자본시장 개혁 방안을 제시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이 당시 발표한 자본시장 개혁 방안은 현재 이재명 후보 캠프가 내세우고 있는 정책 방향과도 상당 부분 겹친다. 이 후보는 상법 개정을 통한 소액주주 권리 강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물적분할시 일반주주 신주 우선배정 등을 언급해 왔다.
실제로 이준석 후보는 18일 TV토론에서 "민주당의 상법 개정 추진은 긍정적이다. 대주주의 강압적 물적분할로 일반주주가 손해 보는 상황에선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물론 '코스피 5000' 자체의 현실성은 별개의 문제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2600선에서 횡보 중이며 마지막으로 3000선을 넘었던 시점은 2021년 코로나19 유동성 장세가 한창일 때다.
다만 1년전 총선때 자신들이 발표하기도 한 내용을 지금은 표를 의식한 공약이라고 언급하는 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식의 일관성이 결여된 비판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이준석 후보는 본지에 직접 보내온 입장을 통해 "김용남 전 국회의원(창당준비위원회 김용남 전략기획위원장)이 개혁신당 입당 당시 자본시장 관련 공약을 전담하고 싶어 했다"며 "(개혁신당의 코스피5000 구호는) 김 전 의원이 정책위의장으로서 주도권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존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김용남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으로 이적했으며 (개혁신당은) 이번 대선 공약으로 코스피 5000이라는 수치적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