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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1세대 이민화 교수 별세…'규제 개혁' 마지막 울림

  • 2019.08.04(일) 12:31

지난 3일 오전 별세, 향년 66세
서울아산병원 22호실, 발인 6일

"승차공유 타다와 같이 신구(新舊) 산업간 첨예한 갈등의 문제는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소비자 관점에서 보면 된다. 어느 것이 소비자 후생을 위한 것인지 누구나 알고 있으나 정치인이 선거표를 의식하다보니 해결이 어려운 것이다."

고(故) 이민화 교수가 지난달 26일 생전에 서울 논현동 KAIST 도곡캠퍼스에서 비즈니스워치와 마지막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우리나라 벤처 1세대인 고(故) 이민화 카이스트(KAIST) 교수가 지난달 26일 생전에 기자와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지금의 규제 정책에 대한 총평을 묻자 "정작 중요한 소비자(수요)가 빠졌다"며 나온 쓴소리였다. 비즈니스워치가 '응답하라! 혁신...규제 샌드박스, 골든 타임을 잡아라' 포럼의 기조 연사로 이 교수를 초빙하면서 가졌던 인터뷰가 그의 마지막 울림이 됐다. 

이 교수는 지난 3일 향년 66세 일기로 별세했다. 이 교수는 이날 오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으며 사인은 부정맥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지난 1985년 국내 벤처의 효시격인 메디슨을 창업해 '벤처 업계 대부'로 불린다. 벤처기업협회를 설립해 초대회장을 맡아 코스닥과 벤처기업 특별법 제정을 통해 벤처붐을 주도하기도 했다.

2009년 중소기업옴부즈만 초대 기업호민관, 2011년 한국디지털병원 수출사업협동조합 이사장, 2013년 사단법인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을 맡았다. 현재 카이스트 겸임 교수이기도 하다. 
 
국가 경쟁력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 2년간 데이터 쇄국주의 타파를 위한 서명 운동을 직접 펼치기도 했다. 4차산업혁명 관련 포럼 및 세미나를 비롯해 30여권의 저서 출간 등 왕성한 학술 활동을 하고 있는 이 분야 대표 석학이다. 

금탑산업훈장, 철탑산업훈장, 제1회 벤처기업 대상, 중소기업 최고경영자상, 한국능률협회 한국 경영자상 등을 받았다. 한국의 100대 기술인(2010)과 한국경제 일으킨 기업인 70인(2015)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지난달 비즈니스워치와 인터뷰에서 규제 개혁 정책은 궁극적으로 소비자를 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효율적인 규제 혁신을 위해 사회적 합의에 필요한 비용을 줄이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규제는 편의를 높이기 위한 것인데 이를 위해선 비용이 수반된다"라며 "비용을 줄이고 편익을 높이는 것이 규제 정책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를 아예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규제에 편익이 많은지 측정해야 한다"라며 "이 때 필요한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기 위해 규제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도구가 필요한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해야할 때"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규제 혁신의 필요성 및 구체적 대안까지 제시하고 이러한 내용을 포럼 행사장에서 발표할 예정이었다.

이민화 교수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6일 오전 7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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