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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국내 6개 대형 증권사 등급하향 검토

  • 2020.04.08(수) 13:28

자체 헤지 파생결합증권 손실 증가 우려
우발채무 꾸준히 늘어⋯유동성 위기 단초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국내 6개 대형 증권사(KB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을 경고했다. 향후 상황에 따라 신용 등급 강등을 단행하겠다고 예고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들 6개 증권사에 대해 신용등급 하향 조정 대상에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로 인해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증권사들의 수익성, 자본 적정성, 자금 조달력, 유동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무디스의 설명이다.

현재 6개 대형사의 신용등급은 A와 B등급 사이에 분포해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Baa2, NH투자증권 Baa1, 한국투자증권 Baa2, 삼성증권 Baa2, KB증권 A3, 신한금융투자 A3 등을 유지하고 있다.

무디스가 내놓은 신용등급 정의에 따르면 트리플 A(AAA)는 신용 리스크에 거의 노출이 되지 않은 수준이고, 트리플 B(BBB)는 중간 등급 정도의 신용 리스크가 있는 상황이다.

무디스는 이들 증권사들이 평가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상당한 양의 파생결합증권과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자체 헤지를 통해 발행한 파생결합증권이 많아 이로 인한 손실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더불어 단기 금융 사업, 우발 채무 및 저금리 기조 속에 리스크를 떠안으며 축적한 해외 부동산 자산 등의 취약성을 지적하며 "한국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상당히 악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2월 말 기준 이들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 발행 규모는 105조원에 달한다고 무디스는 추산했다.

이에 따라 이들 증권사는 파생결합증권 관련 증거금 계좌 유지 및 집중된 환매 요청으로 인해 유동성(원화·외화 포함) 조달 압력이 증가하고, 헤지 거래로 인한 손실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무디스는 전망했다.

손실을 인식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불완전판매에 대한 사회적 리스크도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증권사들의 우발 채무도 거론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이들 증권사의 우발 채무 규모는 최근 3년간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각 증권사의 주요 주주지분율 대비 우발 채무 비율은 62%로 집계됐다.

이런 우발 채무는 대체적으로 부동산 및 인프라 관련 투자 자금 조달을 위한 신용보증으로 구성돼 있는데 한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될 수록 사업의 질과 이와 관련한 자금 조달이 악화할 수 있다. 만약 여러 부동산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향후 무디스는 시장 가격 조정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잠재적 손실과 증권사들의 자금 및 유동성 상황, 국내 및 글로벌 경제 부양과 관련한 정책적 효과, 코로나바이러스의 추가 확산이 국내 경제 활동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조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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