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따른 급락 이후 반등 폭이 제한되며 고전 중인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 시즌에 비상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2분기 이익 전망이 상향되며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되는 데다 하반기 업황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전망이 차츰 부각되고 있다.
◇ 연중 저점 대비 오름폭, 시장수익률보다 부진
삼성전자 주가는 코로나 확산 직전인 지난 1월 20일 6만2800원까지 오른 후 코로나 여파로 증시가 급락하자 4만2950원(3월 20일)까지 수직 낙하했다. 이후 고점 대비 낙폭을 절반가량 회복한 후 갈지자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초 종가 기준으로 5만5000원을 회복했지만 6월 15일 5만원을 밑도는 등 등락을 거듭했고, 중간 수준인 5만2000원 선 안팎에서 근 10거래일째 등락 중이다.
코스피 지수의 저점 대비 반등폭(1439.43P->2195.69)은 52.5%인데 비해 삼성전자는 30% 선에 그친다. 삼성전자는 동학개미들이 증시를 끌어올리면서 적극적으로 사들인 종목 중 하나다. 외국인의 경우 코로나 급락 장 때 대규모 매도로 일관했고 최근 들어 간간이 매수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 반등이 부진했던 데는 증시가 반등하는 과정에서 1분기 실적 부진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6조4473억원을 기록하면서 2개 분기 만에 다시 7조원대를 밑돌았고, 코로나19 여파로 2분기에 가전 등 완제품 수요 부진이 우려됐다. 반도체 가격 하락도 부담을 줬다.
삼성전자는 2일 오후 2시를 넘은 현재 코스피 상승세에도 약보합세를 기록 중이다. 전일대비 0.1~0.3% 내린 5만2000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 1분기 저점 찍고 2분기 이후 실적 회복 흐름
다행히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긍정적인 전망들이 나오면서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2분기에는 다시 7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반기 이후 좀 더 길게는 내년까지 실적이 회복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오프라인 매장이 재개되며 코로나 19로 타격을 받았던 스마트폰 출하량이 6월부터 회복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TV 및 가전제품에 대한 관심도 상승했다"라고 설명했다.
KTB투자증권도 "삼성전자의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전망된다"면서 "상반기 단기 실적 훼손 이후 하반기부터 회복되는 점을 감안하면 현 시점은 '비중확대' 기회"라고 판단했다.
하이투자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7조원에 못미치는 6조8000억원으로 제시했지만 기존 5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1조원 가까이 높여잡았다. 우려보다 코로나19 악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전망치에 부합한다면 분기 실적이 1분기에 저점을 찍은 만큼 실적 개선이 주가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 반도체 업황, 부정과 긍정 사이
다만 삼성전자 주가의 주요 동인인 반도체 업황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상반기에 쌓였던 재고가 하반기에는 소진되면서 내년 상반기부터 구조적인 호황 국면으로 진입이 예상되지만, 당장은 코로나 여파에 따른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전망 뒤에는 데이터센터 수요 감소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 비대면 수요로 상반기 증가했던 데이터센터 투자가 하반기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NH투자증권이 아시아 투자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역 투자자 상당수가 데이터센터 투자 수요 감소에 따른 하반기 반도체 수급 둔화를 우려했다.
지난 6월 반도체 수출은 5월 7.1% 증가를 기록한 이후 0.03% 감소로 돌아섰다. 데이터센터 운영사의 설비투자 및 수요가 둔화되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의 D램 재고 소진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다만 품목별로는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여러 개의 낸드플래시로 구성된 대용량 저장매체)가 160.4% 급증하며 여전히 100%대 성장세를 지속했다. 언택트 경제 확산에 대한 수요 증가 기대가 작용했다. D램 수출도 플러스 성장세를 지속했다.
하나금융투자는 "SSD와 D램 수출 호조는 메모리 반도체 대형주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하반기 D램 가격에 대한 조사기관 전망이 보수적이지만 최근 마이크론의 공급 조절 의지가 뚜렷해 다운사이클은 연내 짧은 기간에 마무리될 것"으로 판단했다.
케이프투자증권도 "하반기 D램 가격 약세보다 중장기 수요 성장과 내년 가격 상승에 주목해야 한다"며 "시장에서 데이터센터향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는 반면, 최근 마이크론은 하반기에도 견조할 것으로 전망했고 2018~2019년보다는 재고 수준이 건전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