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TF 중엔 말 그대로 '별별 ETF'가 많습니다. 그중 대표적으로 꼽히는 게 마리화나 ETF인데요. 아시는 것처럼 마리화나는 대마초를 담배 형태로 만든 연초나 잎을 가리킵니다. 국내에서는 마약류로 분류되죠.
마리화나는 기호용과 의료용으로 나뉩니다. 기호용은 말 그대로 담배처럼 기호식품으로 활용하는 것이고 의료용의 경우 마리화나에 들어있는 화학물질인 '카나비디올'이 들어간 약 복용을 허용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의료용의 합법화 속도가 기호용보다 빠른 편이겠죠. 국내에서도 기호용 마리화나는 불법이지만 의료용의 경우 법 개정을 통해 가능해졌습니다.
국가적으로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는 국가는 캐나다와 우루과이 정도입니다. 미국도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하고 있는 주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은 10개 주 남짓이죠. 가장 처음 허용한 캘리포니아주를 포함한 9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합법화가 돼 있는 상태입니다.
최근 마리화나 합법화 이슈가 더욱 주목받고 있는 데는 특히 미국 대선 영향이 큰데요.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공약 중 하나로 마리화나 합법화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마리화나 관련 주가 미국 대선주로 거론되는 이유입니다.
실제 뉴저지, 애리조나, 몬태나, 사우스코타주가 미국 대선과 맞물려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 투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의 경우 논란이 여전히 많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막대한 세금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고 기업과 투자자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투자처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미국에는 이미 10개의 마리화나 ETF가 있습니다. 5년 전 처음 마리화나 ETF가 선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진화죠.
마리화나 ETF의 경우 마리화나 재배 기업 등에만 투자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료용 성분 활용을 위한 연구를 하는 제약회사나 바이오기술업체들에도 투자되고 비료회사처럼 마리화나 사업을 보조하는 업체도 담습니다. 대신 현재 마리화나가 합법화된 캐나다, 혹은 미국의 특정 주의 기업들에 투자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가장 수탁고가 큰 규모의 마리화나 ETF는 2015년 가장 먼저 상장이 된 ETFMG Alternative Harvest ETF(MJ)로 약 6억 달러 규모인데요. 합법적인 마리화나 경작과 생산, 마케팅, 판매 관련 업체는 물론 마리화나 성분인 카나비노이드와 담배 관련 업체에도 투자합니다.
성과는 다소 들쑥날쑥인데요. 최근 다른 핫한 테마 ETF에 비해서는 전체적인 성적은 초라한 편입니다. 2년 수익률의 경우 마이너스(-) 경우가 많고요. 그나마 가장 성과가 좋은 마리화나 ETF는 AdvisorShares Vice ETF(ACT)로 3개월 수익률이 16%대를 기록 중입니다
가장 최근에 새롭게 합류한 마리화나 ETF는 AdvisorShares Pure US Cannabis ETF(MSOS)로 이름처럼 미국에 국한된 마리화나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입니다.
수익률 흐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마리화나 ETF의 경우 합법화 여부가 계속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합법화 여부를 떠나 전망 자체는 밝은 편인데요. 마리화나 비즈니스 데일리에 따르면 미국의 마리화나 소매판매는 2024년까지 지금의 2배 수준인 30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향후 합법화가 더욱 확산될 경우 코카콜라나 필립모리스 등 음료, 담배 제조사들이 마리화나 산업에 진출하며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2018년 코카콜라는 마리화나 제조사인 오로라 캐너비스와 마리화나 성분이 들어간 음료를 개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오진 않았죠. 같은 해 필립모리스를 운영하는 알토리아 그룹은 마리화나 기업인 크로노스그룹 지분 45%를 인수해 업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공교롭게 코카콜라, 필립모리스의 행보가 있었던 2018년은 캐나다에서 마리화나가 합법화 된 해이기도 합니다. 그 덕분에 잠시 양호한 흐름을 보였던 마리화나 ETF는 최근까지 부진을 면치 못했는데요. 이번 미국 대선을 계기로 다시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