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시즌이 이번주 개막하는 가운데 오는 8일 삼성전자가 그 포문을 연다. 소비자가전(CE)을 제외한 반도체, 모바일 등 주력 사업 부문에서 호조가 예상되는 등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투자 의견은 엇갈린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계속된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분석을 내놓는 한편, 일각에서는 반도체 업황 리스크 등을 고려해 신중한 투자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10월 첫째 주 공모시장에서는 바이오·2차전지·IT 업종의 기대주들이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백신면역증강제를 개발 중인 '차백신연구소'를 비롯해 2차전지 및 수소전지 전극용 부품 전문 제조기업 '지아이텍', 그래프 데이터베이스(DB) 전문기업 '비트나인'이 그 주인공이다.
기대치 상회는 기본 옵션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8일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에서 예측하는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70조원 대, 영업이익은 15조원 후반에서 16조원 사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영업이익은 30% 가까운 성장이 기대되며 시장 전망치를 충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도 반도체 부문의 높은 기여도가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세를 주도할 전망이다. 주요 증권사 별로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10조원 안팎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가장 보수적으로 책정한 NH투자증권이 9조7400억원 수준이다.
이밖에 프리미엄 제품군을 중심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출하가 증가한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Z라인업 출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IM(IT&모바일) 부문도 각각 1조~3조원 이상을 벌어들이며 지원 사격에 나설 예정이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재료비 부담이 증가한 가전 부분을 제외하고는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반도체는 메모리 출하 및 가격이 예상치를 소폭 상회하는 가운데 IM의 경우 폴더블을 포함한 스마트폰 판매 호조, 디스플레이는 성수기 효과로 호실적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투자 결정은 '신중'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의견에 대해 엇갈린 견해를 내놓고 있다. 대체적으로 최근의 주가 하락으로 매수하기에 저렴해졌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주가는 이미 시장수익률을 밑돌았다"며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3000억 달러(한화 약 356조1600억원) 이상의 글로벌 초우량 기업 중 가장 저렴하면서도 덜 오른 종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는 반대로 업황 등 주변 환경 등을 고려해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도체 주식의 밸류에이션 예상치를 가늠할 수 있는 글로벌 유동성 증감률,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의 상승 전환이 빠른 시간 내 나타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2분기 또는 3분기 반도체 가격 상승 전환을 기대하며 지금 당장 반도체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것보다는 당분간 업황 리스크 요인과 밸류에이션 배수 관련 지표들을 좀 더 체크하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보다 적절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시 돌아선 외국인 투심…기관 '팔자' 지속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은 추석 연휴 이후 짧은 매수세를 보인 이후 다시 매도세로 전환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달 27일부터 30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4260억원 어치의 국내 주식을 처분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를 각각 3630억원, 1070억원 등을 정리했고, 카카오, LG전자 등도 각각 900억원, 730억원 씩 팔아치웠다.
기관들의 팔자 기조는 9월 마지막 주까지 이어졌다. 같은 기간 연기금 등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은 총 1조5510억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마찬가지로 삼성전자(5400억원 순매도)가 기관 매도 리스트 최상단에 위치했고 그 뒤를 이어 네이버(1490억원 순매도), SK하이닉스(1260억원 순매도) 등이 위치했다.
초야의 숨은 고수둘, 일제히 수요예측
이와 함께 다음 주에는 바이오·2차전지·IT 부문 유망주로 평가 받는 '차백신연구소' '지아이텍' '비트나인' 등 기대주들이 공모가 확정을 위해 일제히 기관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우선 공모금액이 가장 큰 차백신연구소는 면역증강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백신면역증강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으로 총 395만주를 100% 신주로 모집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1000~1만5000원으로 하단 기준 435억원, 상단 기준 593억원을 조달한다. 수요예측은 이달 5일부터 6일까지 진행한다.
2차전지와 수소전지 전극용 부품을 제조하는 지아이텍도 차백신연구소와 같은 날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총 270만주를 공모하는 지아이텍은 희망 밴드를 1만1500~1만3100원으로 설정, 310억~353억원 가량을 공모할 계획이다.
기술성장기업으로 코스닥시장 입성을 노리는 그래프 데이터베이스(DB) 전문 회사 비트나인도 수요예측 대열에 합류한다. 비트나인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그래프 DB 소프트웨어를 제작·판매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그래프 기술 전문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총 207만1000주 모두를 신주로 모집한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8700~9700원이며 이를 통해 180억~201억원을 조달한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000억원 규모다.
이밖에 반도체 공정용 캐니스터(canister)와 센서를 생산하는 '지오엘리먼트'도 오는 6일과 7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154만7000주를 모집하는 지오엘리먼트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7600~8700원. 공모금액은 118억~135억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