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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CB 상환 위해 BW 발행하는 한국유니온제약

  • 2023.02.23(목) 16:18

공모 방식 200억원 규모 BW 발행
2년전 발행한 CB 조기상환에 사용

복제약(제네릭) 전문회사인 한국유니온제약이 앞서 발행한 전환사채(CB) 채무 상환을 위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나섰어요. 

BW는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이죠. CB와 달리 만기까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채권과 신주인수권을 분리해 팔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50인 미만 특정인이나 기관을 대상으로 한 사모방식일 때는 신주인수권을 분리해 팔 수 없어요. 

한국유니온제약은 이번 BW 발행을 일반투자자 다수를 대상으로 한 공모 방식으로 진행해요. 발행규모는 200억원, 표면이자 2%, 만기이자 5%로 만기는 3년이에요. 채권금액만큼 신주인수권 행사가 가능하고요.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은 6464원. 주가가 하락하면 행사가격도 낮게 조정(하향리픽싱)하는데요. 최저 조정가액은 4525원이에요. 

참고로 주가가 상승하면 전환가나 행사가를 높이는 '상향리픽싱' 제도가 있지만, 이는 공모가 아닌 사모 발행 에만 적용하기 때문에 이번 한국유니온제약 BW에는 상향리픽싱은 없어요. 

신주인수권 행사로 발행할 수 있는 주식수는 309만4059주로 현재 발행주식의 28.13%로 적지 않은 규모예요. 청약일은 오는 3월 14~15일이고 신주인수권은 채권 발행 한달 뒤인 오는 4월 17일부터 행사할 수 있어요. 주가가 행사가격보다 높아진다면 한달 뒤 대규모 신주가 발행될 수 있다는 얘기예요. 

한국유니온제약은 이번 BW 발행 이유로 2021년 발행한 CB의 '만기전 사채 취득'을 위해서라고 밝혔는데요. 즉 기존 발행한 CB의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서예요. ▷관련기사:[공시줍줍]'만기 전 사채 취득' 공시를 이해하는 방법

발행이자 더 높은데…BW 발행하는 이유 

2021년 5월 4일 발행한 CB300억원 규모로 증권사와 펀드 등 28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사모 방식으로 발행했어요. 당시 표면이자는 0%, 만기이자는 2%였고 만기는 4년으로 오는 2025년 5월 4일이에요.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이라 이자부담도 낮고 만기도 남아서 BW를 발행해 조기상환하는 것보다 기존 CB를 유지하는게 회사에는 더 유리한데요. 회사가 원한 건 아니고 기존 CB를 사간 채권자들이 오는 5월 도래하는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를 예고했기 때문이에요. 

풋옵션은 만기가 되기 전에 회사에 원리금을 갚으라고 요구하는 건데요. 이 CB는 표면이자가 0%기 때문에 풋옵션을 행사해도 이자 없이 원금만 돌려받아요. 본래 표면이자율 0%인 CB에 투자했다는 건 채권자들이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주식 전환을 목적으로 투자를 결정한 건데요. 

CB 발행 당시 1만5300원이었던 전환가는 주가하락으로 발행 후 6개월 만인 2011년 11월 최저 조정가액인 1만1124원으로 떨어졌어요. 전환시기인 2022년 5월 4일 주가(종가 기준)는 이보다 낮은 9070원이었고요. 이후 주가는 한번도 1만원 선을 넘지 못했어요. 

즉 주식전환 가능성이 희박하자 풋옵션 시기에 맞춰 채권자들이 모두 조기상환을 요구하고 나선거예요. 

한국유니온제약은 "BW 발행액 200억원 중 발행비용을 제외한 196억원을 모두 전환사채 상환에 사용하고 나머지 104억원 잔액은 추가로 금융기관에서 빌려 상환할 예정"이라고 밝혔어요. 

이어 "발행한 CB 300억원 모두를 다시 매입할 예정"이라며 "다만 매입후 소각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어요. 

회사가 만기전에 취득한 채권을 소각하면 부채가 사라지지만 이를 재매각하면 부채 상환 시기를 조금 늦출 수 있어요. 이자가 낮은 좋은 조건으로 발행했을 경우 재매각 하는게 회사에는 유리한데요. 다만 CB의 주식 전환 가능성이 현재로선 크지 않기 때문에 재매각은 쉽지 않아보여요. 

BW 투자 전 유의할 점

한국유니온제약은 CB 상환을 통해 '부채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번 BW에 투자할 투자자라면 현재 회사 상황을 잘 따져볼 필요가 있어요. 

한국유니온제약 매출액은 별도기준 2019년 512억원에서 2020년 503억원, 2021년 483억원으로 줄어들고 있어요. 같은 기간 매출원가는 269억원, 310억원 330억원으로 증가추세이고요. 이에 따라 2019년 12억원이던 영업이익이 2020년부터 적자로 돌아섰서요. 2020년 102억원, 2021년엔 99억원의 영업손실이 났고 같은 기간 각각 85억원, 100억원의 당기순손실도 기록했어요.  

2022년 3분기 말에는 매출이 442억원으로 전년 대비 회복세에 접어드는 모습인데요. 다만 14억원의 영업손실과 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에요. 

코로나19 이후 높아졌던 제약바이오 주가가 최근 맥을 못추고 있는데요. 지난해 뇌기능개선제 급여 취소 및 축소와 제네릭 약가인하제도 도입 등이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요.

BW는 만기까지 유지시 계속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채권 성격이지만 금융투자상품인 만큼 투자 전에는 꼼꼼한 체크가 필요해요. 

참고로 한국유니온제약은 CB와 BW외에 1년 내에 은행 등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도 100억원가량 있어요. 이를 갚기 위해 추가로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차입하거나 전환사채 등을 발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기억해 주세요. 

또 하나 생각해 볼 점은 앞서 발행한 CB는 회사가 원해서 만기전에 사채를 되사들이는 콜옵션(매도청구권)이 있었는데요. 이번에 발행하는 BW는 풋옵션 조항만 있고 콜옵션 조항은 없어요. 

BW에 콜옵션이 없다는 건 회사가 콜옵션을 행사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반증하는 것일 수 있어요. BW 풋옵션은 발행일로부터 1년 반 뒤인 2024년 9월부터 행사가 가능해요.

신주인수권의 행사가격은 오는 3월 9일 확정하고요. 신주인수권이 분리된 채권 상장일은 3월 17일, 신주인수권증권만은 4월 3일 상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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