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공매도 전면금지를 시행하면서 주식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공매도를 금지한 후 첫 거래일인 6일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주가 폭등세를 보였다. 이에 2차전지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지수도 급등하면서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을 일시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피지수도 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 시가총액 상위의 2차전지주를 중심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출렁이는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공매도 전면금지가 증시상승을 견인하는 긍정적 효과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 있는 반면 상승은 하더라도 결국은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의해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공매도 금지 '수혜'는 분명할 것"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6일 '공매도 금지의 수혜는 분명할 것'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200 헬스케어 지수, 코스닥150 헬스케어 지수 평균 대비로도 높은 공매도 잔고비율을 기록 중인 기업, 공매도 금지기간인 2024년 6월까지 유의미한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들의 주가반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장 최근 공매도가 금지됐던 2020년 3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코스닥150 헬스케어 지수의 공매도 잔고비율은 한때 0.5%까지 감소했으나 공매도 재개 이후 최근까지 가파르게 오르며 현재는 2.9%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펀더멘털(기초체력)의 훼손 이슈가 아닌 단순 수급 이슈로 공매도가 크게 증가했거나, 주가가 유의미하게 하락 또는 지지부진했던 기업들의 주가 관점에서는 분명 긍정적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은 과거 공매도 금지 기간 증시 및 거래대금 추이 분석결과를 내놨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우리나라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증시는 하락 압력에도 하방이 지지되면서 이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고, 특히 상승 과정에서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공매도 금지 전·후 일평균 거래대금을 비교해보면 2008년에는 6조3000억원에서 7조4000억원으로 17% 증가했고, 2011년에는 9조원에서 9조4000억원으로 4% 증가, 2020~2021년에는 9조8000억원에서 27조2000억원으로 178% 증가했다"고 밝혔다.
안 연구원은 "이번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개인투자자의 유입으로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하고,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증가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잠깐 오르겠지만… 조정 받을 것"
다만 공매도 전면금지 수혜를 예상하는 입장과 달리 이번 조치를 다소 조심스럽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정다운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가 지수에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온다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며 "종목별 차별화 요인 정도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3월에도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뒤 코스피지수가 5%(1개월 뒤), 23%(3개월 뒤) 반등했고 공매도 금지가 해제된 2021년 4월말까지도 78% 반등했다"며 "다만 당시는 코로나19에 따른 금융 시장 및 실물 경제 급락에 대응해 글로벌 중앙은행,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았던 시기인 만큼 주가반등을 공매도 금지 영향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번 공매도 전면금지 조치는 인위적인 규제에 의한 수급 개선 효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과거에도 공매도 전면금지 조치를 했을 때는 증시 변동성의 급격한 확대라는 공통점이 존재했다"며 "정황상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공매도 규제에 의한 종목의 반등은 펀더멘털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며 "단순 낙폭 과대에 따른 숏커버 종목은 수급 재료가 사라지면 다시 조정을 보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