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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 마련 꿈꾸는 기자가 AI애널리스트를 만났다

  • 2024.03.07(목) 09:00

연중 기획 [AX 인사이트]
증권사 최초 AI활용 투자상담 도입한 유진증권
AI는 요리도구…요리하는 사람 전문지식도 중요

증권사 최초 AI 도입, 유진 AI애널리스트 체험

챗GPT의 등장 이후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생성형 AI를 활용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유진투자증권은 'AI애널리스트' 플랫폼을 도입하고 지점 상담에서 활용해 주목받는다. AI애널리스트는 두물머리의 챗GPT-4 기반 AI 서비스인 '불리오AI'를 유진투자증권 PB(프라이빗뱅커)에 최적화해 만든 플랫폼이다.

AI애널리스트가 실제 투자 상담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안상현 유진투자증권 위워크프론티어점 지점장을 만나봤다. 안 지점장은 AI애널리스트 개발에 참여했으며, 자사 PB들을 대상으로 실제 활용 사례를 발표하는 전문가다.

유진투자증권 위워크프론티어점은 특이하게 공유 오피스인 위워크 내부에 있었다. 증권 업무를 위해 방문한 일반적인 증권사 지점과 다른 모습이었다. 창구 중심의 딱딱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고 오히려 스타트업 분위기가 났다. 최신 기술인 생성형 AI를 선도적으로 사용하는 지점다운 모습이었다.

안상현 유진투자증권 위워크프론티어점 지점장이 AI애널리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유진투자증권

편안하게 소파에 앉아 상담을 시작했다. 증권사 지점에서 처음 상담을 받아보는 기자에게 안 지점장은 투자 목적과 기간 등 명확한 목표를 먼저 물었다. 지난해 결혼을 한 기자는 내 집 마련을 위한 목돈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후 구체적인 주거 지역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안 지점장은 기자의 자산과 대출 가능 금액, 주택 가격, 주택 가격 상승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봤을 때 향후 10년간 매달 약 320만원씩 투자하면서 연평균 약 12%의 투자수익을 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트폴리오 구성에 들어갔다.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높은 수익률이 필요한 만큼 성장 기대치가 높은 코스닥 2개 종목과 코스피 우량주 1종목에 투자하면서 안전자산인 채권도 함께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하지만 기자는 안 지점장이 추천한 코스닥 상장사를 잘 몰랐다. 그래서 투자의 대가인 워런 버핏의 투자 방식을 사용해 포트폴리오를 짜보면 어떻겠냐고 되물었다.

이에 안 지점장은 AI애널리스트를 활용해 워런 버핏의 투자법을 적용한 투자 종목을 추렸다. AI애널리스트는 워런 버핏이 강조하는 주가수익비율(PER),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을 고려해 몇 가지 종목들을 알려줬다.

유진투자증권 AI애널리스트가 분석한 워런 버핏 투자법으로 접근할 만한 국내 주식

다만 그는 목표 금액 달성을 위해서는 높은 수익률이 필요한 만큼 가치주보다는 성장주 투자를 추천했다. 이와 함께 추천 종목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AI애널리스트를 활용해 정리한 지표들을 확인시켜 주면서 포트폴리오를 추천했다.

그리고 해당 투자자산으로 연평균 12%의 수익을 내기 위한 최소분산포트폴리오를 AI애널리스트를 통해 계산했다. 단순히 입력값만 주고 답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공분산 등 변수를 입력하면서 챗GPT가 정확한 계산을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계산 결과 AI애널리스트는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76대 22로 나눠서 투자해야 한다고 답했다. 주식별 투자 비중은 안정적인 코스피 상장사 A를 62%로 가장 높게 잡았다. 코스닥 상장사 B와 C는 각각 18%, 20%씩 투자해야 한다고 산출했다.만능은 아닌 AI…활용하는 '사람'이 중요

AI애널리스트는 '분석가'라는 명칭답게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정보를 빠르게 분석해 제공한다. 다만 사용자의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하다면 제대로 활용하긴 어려워 보였다. 

실제로 최근 시장에서 관심을 끄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를 분석해달라고 AI애널리스트에 요청해봤다. 코스피 상장사 중 PBR 1배 미만의 기업 리스트를 추렸으나, 어떤 종목을 골라서 투자해야 하는지 막막했다.

안 지점장은 "고객이 직접 AI애널리스트를 활용한다면 투자 성향에 맞는 종목을 확인할 수 있지만, AI애널리스트가 보여준 종목에 왜 투자해야 하는지 확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PB와 함께 활용하면 PB가 해당 종목에 관해 설명하면서 투자에 확신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안 지점장은 AI애널리스트를 요리도구, 자신을 요리사에 비유했다.

안상현 유진투자증권 위워크프론티어점 지점장이 AI애널리스트로 계산한 최소분산포트폴리오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유진투자증권

아무리 좋은 요리도구를 갖췄더라도 요리사의 실력에 따라 활용법이 달라지듯 AI애널리스트에 대한 활용법을 제대로 모른다면 제대로된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요리(분석)할 때 필요한 신선한 재료(정확한 자료)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안 지점장은 "챗GPT의 문제점은 잘못된 내용도 진짜인 것처럼 설명하는 것"이라며 "잘못된 수치를 가지고 분석하는데 이를 깨닫지 못하고 엉뚱한 정보를 갖고 투자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애널리스트는 일반적인 챗GPT가 아닌 두물머리자산운용의 '불리오'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정확한 정보를 갖고 분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챗GPT가 분석하는 주가 및 기업 지표는 실시간 자료가 아닐 수 있고 오류가 있을 수 있는데 AI애널리스트는 한국거래소 등 신뢰도 높은 기관의 금융데이터를 받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챗GPT 내 플러그인이 아닌 외부적인 플랫폼을 만들어 보안을 강화한 점도 강조했다.

안 지점장은 "보안이 중요한데 챗GPT 내부에서 활용하는 플러그인을 사용한다면 챗GPT가 고객 정보를 학습하면서 정보가 빠져나갈 수 있다"며 "AI애널리스트는 불리오 기반 플랫폼으로 고객 정보가 새어 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AI애널리스트는 유진투자증권 모든 지점에서 활용하고 있지 않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15개 지점 중 10개 지점이 활용하고 있다.

AI애널리스트는 '도구'인 만큼 PB의 손에 맞지 않다면 활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안 지점장은 AI애널리스트 활용법을 자사 PB들을 상대로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지점장은 "지난해 PB 대상으로 AI애널리스트 활용방법 설명회를 열었다"며 "올해는 1분기 내 유튜브 영상을 제작해 활용법을 안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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