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하락장에서 손실을 완충할 수 있는 버퍼형 상장지수펀드(ETF)를 아시아 최초로 내놓는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더 큰 수익 기회를 포기하더라도 손실 리스크를 대비하고 싶어하는 투자자를 위한 맞춤형 상품이라는 설명이다.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박명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은 "하락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투자자들의 수요를 빠르게 인식하고 이에 대한 새로운 투자솔루션으로 버퍼 ETF를 준비해 아시아 최초로 출시했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이 상품은 손실 리스크에 민감해 주식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보수적인 투자자와 기존 S&P500 지수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며 "기관투자가, 전문투자가만 가능했던 하락 리스크 관리를 개인들도 KODEX 버퍼 ETF를 통해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버퍼 ETF는 기초자산이 하락할 경우 손실을 보호할 수 있는 '완충재(buffer)'를 적용한 상품이다. 예를 들어 완충효과(버퍼)를 10%로 설정했다면, 기초자산이 5% 하락했을 때 투자자의 손실은 0%(제로), 15% 하락했다면 5% 손실에 그친다.
다만 하락 방어 기능이 있는 만큼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이 제한되는 구조를 갖는다. 수익률 상승 한계점인 '캡(cap)'이 존재해 기초자산이 아무리 많이 오르더라도 ETF는 캡 이상의 수익률을 거둘 수 없다. 만약 캡이 10%로 결정됐다면 기초자산이 15%, 20% 상승했더라도 투자자는 10% 수익률만 얻을 수 있다.
상승이 제한된 구조는 커버드콜 ETF와 유사하다. 커버드콜과 버퍼 ETF는 모두 옵션 프리미엄을 받아 상승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다만 버퍼 ETF는 옵션 프리미엄 재원을 하락 완충재로 사용한다. 따라서 커버드콜 ETF보다 분배금이 적다. 하락 리스크 방어를 우선하는 투자자는 버퍼 ETF, 정기적인 분배금을 원하는 투자자는 커버드콜 ETF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삼성운용이 오는 25일 출시하는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는 S&P500지수에 1년 만기 옵션을 활용해 버퍼 구조를 만들었다. 버퍼는 10%로 고정이다. 캡(최대 수익률)은 매년 3월 세번째 금요일 정한다. 올해는 오는 21일 캡을 확정한다.
버퍼 ETF 운용역인 김선화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지난 10년 동안 S&P500지수의 연간 수익률이 마이너스일 경우 평균 하락률은 -7.5% 수준이었다"며 "이를 기반으로 약 10% 수준의 하락 완충 장치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주의할 점은 1년 단위로 구조를 만든 만큼, 1년이 지나기 전에 매매할 때는 완충효과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내년 3월 만기까지 기간이 많이 남을수록 ETF의 버퍼 및 캡구간과 차이가 크다.
예를 들어 7월 중순 S&P500 지수가 10% 하락했다면, 이론적으로 버퍼 ETF의 손실은 없어야 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10% 하락한 상태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만기(내년 3월)까지 해당 지수 하락이 유지된다면, ETF 가격이 0% 손실 수준으로 조정된다. 즉 만기에 가까워질수록 목표 수익 구조와 유사해지는 특성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
김선화 팀장은 "해당 버퍼 ETF는 종료 시점에 사전 설정된 버퍼와 캡 레벨이 추구되는 만큼 그 이전에는 하락 완충 효과가 완전히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며 "초기보다 운용 기간 종료일을 목표로 버퍼와 캡 수준이 추구된다는 점을 유념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삼성운용은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 출시로 S&P500 ETF 라인업이 15개로 늘어나 아시아 최대 라인업을 구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운용은 △미국 투자의 대표적인 상품인 S&P500 △달러·원 환율 하락에 대비할 수 있는 S&P500 환헤지형 △대표적인 산업군에 투자하는 S&P500 섹터시리즈 △시장 상승에 참여하면서 정기적인 인컴을 추구할 수 있는 S&P500 OTM 데일리커버드콜 등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