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급 불장 속에도 손실을 보는 개미 투자자가 있다는 소식이 증권가에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코스피는 자본시장 역사상 최초로 4200포인트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보여줬고 지수 상승에 대한 수혜는 고스란히 증권사들도 누리고 있다.
다만 모든 증권사가 미소를 띄는 건 아니다. 적지 않은 증권사들이 전년 보다 좋은 실적을 보여줬지만 오히려 지난해보다 실적이 쪼그라든 곳도 있다. 아울러 10대 증권사 안에서도 실적 격차가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종합투자계좌(IMA)·발행어음 등 신규 사업을 허가함에 따라 대형증권사 내 이익 격차가 더 커질 전망이다. 돈을 번 곳이 계속 돈을 버는 구조가 증권업계에서도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은행 체급 다시 보여준 한투...2조원 육박한 이익
자기자본(연결재무제표 기준) 상위 10곳 대형증권사의 올해 3분기 누적(1~9월) 실적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거둬들인 이익 규모도 크지만 전년 대비 성장세도 10대 증권사 중 압도적이다. 한투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983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1조1587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무려 71.2% 증가했다.
3분기(7~9월) 단일 실적 역시 10대 증권사 중 두드리진다. 한투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만 8353억원을 거머쥐었다.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자산관리(WM), 운용부문이 전 분기보다 좋은 성과를 보이면서 3분기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한투증권은 "국내외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직전 분기 대비 18.5% 증가한 1581억원을 기록했다"며 "자산관리 부문도 수익증권 판매 증가로 금융상품 잔고와 판매수수료 수익이 모두 전 분기 보다 6.5%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금융(IB)은 전 분기보다 실적이 하락했다. 한투증권은 "IB 수익은 직전 분기 대비 이자 수익 감소로 1953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투증권은 올해 3분기 기업공개(IPO) 주관실적 4위를 기록했고 유상증자 주관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19일 금융당국으로부터 종합투자계좌(IMA) 지정을 받은 한투증권의 성장세는 더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투증권은 12월 초 IMA상품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IMA는 모집 자금규모에 따라 기본 운용보수 외에 성과보수를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신규 수익을 창출하면서 회사 전체 이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 허락 받은 3사 실적 나란히 상위권
한투증권의 성장세는 향후 IMA·발행어음 등 신규 사업 라이선스 획득 여부가 대형증권사간 체급 격차를 확연하게 벌어지게 할 것이란 점을 예고한다.
3분기 누적 기준 한투증권 다음으로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키움증권 역시 지난 19일 금융당국으로부터 5번째로 발행어음 사업을 인가 받았다. 키움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1426억원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9180억원)보다 24.5% 증가한 수치다.
물론 이번 3분기 실적에는 키움증권이 획득한 발행어음 라이선스가 준 영향은 없다. 국내 주식시장 상승과 맞물려 증권사가 고객 등에게 주식·채권 등 금융상품 매매를 중개하는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본업이 탄탄한 가운데 발행어음이라는 신규 사업까지 더하면 키움증권 성장세는 더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키움증권은 3분기에만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으로 2193억원을 거둬들였다. 이는 한투증권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1581억원)보다 612억원 더 많은 수치다.
키움증권을 두고 업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브로커리지 강자라고 불러왔는데 이번에도 회사는 그 이름값이 무색하지 않게 좋은 실적을 보여준 것이다. 업계는 정부가 코스피 5000을 목표로 자본시장 활성화를 역대 어느정부보다 강조하고 있는 만큼 키움증권의 향후 실적은 더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투증권과 함께 IMA 1호 사업자로 선정된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6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9145억원) 16.9% 늘어난 수치다.
미래에셋증권은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2637억원을 기록했다"며 "이는 분기 역대 최대 실적이고 국내 및 해외주식 약정 증가가 수수료 수익 증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3분기 단일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이에 대해 증권가는 "판교에 있는 테크원타워 매각 이익을 영업외이익으로 인식하면서 영업이익보다 순이익이 높은 상황이 됐다"며 "미래에셋은 영업이익 말고 순이익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래에셋의 3분기 단일 영업이익은 2228억원인데 반해 순이익은 이보다 많은 3438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미래에셋 역시 IMA 사업자 지정을 받으면서 새로운 수익원 창출로 향후 이익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IMA사업 지정을 통해 A등급 이하 채권, 강소기업 등 모험자본에 투자비중을 늘릴 예정이다. 아울러 미래에셋이 두각을 나타내는 자산관리 부문의 경쟁력이 향후 IMA 실적 상승도 견인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발행어음·IMA 심사 중인 삼성·NH...실적은 양호
이처럼 올해 3분기까지 실적은 한투-키움-미래 3개 증권사가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공교롭게도 삼성은 발행어음 인가, NH는 IMA 신청을 한 상태다. 두 회사 모두 현재 금융당국의 심사 과정을 밟고 있다.
삼성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5% 증가한 1조451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단일로만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4018억원을 기록, 지난해 3분기(3241억원)보다 무려 124% 늘었다. 회사는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1974억원을 기록 전 분기 대비 21.7% 증가했다"며 "펀드 및 퇴직연금 예탁을 통해 벌어들인 금융상품 판매 수익, IB수수료 수익 등이 늘면서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증권을 향한 성장 눈높이는 연내에 금융당국으로부터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재 7조원 대에 머물러 있는 자기자본을 8조원까지 늘려 추후 IMA 신청까지 도전하느냐도 삼성증권의 핵심 성장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감원의 올해 기획검사 중 하나인 거점점포 검사 결과가 변수다.
지난 9월 IMA 신청을 한 NH투자증권도 올해 3분기 좋은 실적을 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23억원을 달성,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36.6% 성장세를 보였다. 3분기 단일 실적으로도 영업이익 3913억원을 기록, 지난해 1882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줬다.
NH투자증권은 "시장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회사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전 분기보다 23.5% 늘어난 1699억원을 기록했다"며 "펀드·랩 등 투자형 상품 중심으로 매출이 늘면서 금융상품판매 수수료 수익도 늘어 전체 이익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NH투자증권의 향후 성장 가도 역시 IMA사업자 지정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한투증권, 미래에셋증권보다 약 2개월 늦은 지난 9월 IMA 신청을 했다. 이에 금융당국의 심사도 다소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IB담당 임원이 공개매수관련 불공정거래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점이 심사 일정의 변수로 꼽힌다.
불장에도 이익 감소...초대형 vs 대형 격차 커졌다
3분기에만 누적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한투·키움·미래·삼성·NH를 제외한 △메리츠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하나증권은 지난해보다 좋은 실적을 보여준 곳도 있지만 오히려 실적이 감소한 곳도 있었다. 이중 메리츠, 신한, 하나증권은 금융당국에 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한 상황이다. 인가 여부가 이익 개선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7016억원을 올려 10대 증권사 가운데 6위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줄어든 수치다. 다만 3분기 단일 실적으로 보면 지난해 3분기보다 영업이익이 늘었다. 메리츠증권은 "꾸준히 영업자산이 늘어 수수료수익 및 이자수익은 증가했으나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 7위를 기록한 KB증권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9.2% 감소했다. KB증권은 "자산관리, 기업금융, 세일즈 등 전 부문에서 실적이 좋아지면서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은 성장했지만 자산건전성 제고를 위해 부동산PF 자산에 대한 선제적 충당금 반영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하나증권도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842억원을 기록하면서 전 분기 대비 5.9% 감소했다. 다만 3분기 단일 실적으로 보면 2분기 및 지난해 3분기보단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증권가는 하나증권의 실적 개선이 이어지면서 하나금융지주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봤다.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은 지난해보다 올해 3분기 더 좋은 성과를 보여줬다. 신한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6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신증권의 영업이익은 2482억원으로 이 역시 지난해 3분기(누적)보다 120% 늘었다.
다만 10위권 내에서의 격차확대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영업이익 1위인 한투증권(1조9832억원)과 10위인 하나증권의 격차는 1조799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3분기(누적) 영업이익 기준 당시 1위였던 한투증권(1조1587억원)과 10위였던 대신증권(1129억원) 간의 격차(1조458억원)보다 7532억원이 더 많은 액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