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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號 수장]반도체 전문가가 마주한 '통신 공룡'

  • 2013.12.16(월) 19:48

조직정비·사기진작·미래먹거리 발굴
구조조정·지배구조 문제는 장기숙제

 

KT가 차기 회장 후보로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선출하면서 그동안 고조됐던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는 잠잠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앞으로 황창규 회장 후보자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우선 KT는 대외적으로 이미지가 많이 실추됐다. 아직 검찰 조사가 끝나지 않았고 법원 판단까지 남았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기업 이미지는 이미 낮아진 상태다.

 

또 KT는 지난 3분기 실적에서 국내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매출 하락을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7.3%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63.1%나 감소했다. 무선사업부문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도 통신3사중 유일하게 감소했고, 무선 가입자수는 3분기에만 11만4000명이나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KT는 LTE 가입자 확보에 총력을 다해야 할 국면이므로, 새 CEO 취임 후 얼마만큼 민첩하게 대응하고 개혁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급속히 변화하는 ICT 환경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것도 또 다른 과제다.

 

◇어수선한 조직정비 최우선

 

KT는 검찰의 세 차례 압수수색 과정에서 회사 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빚었다.

 

그 결과 이석채 전 회장이 중도 퇴임하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이 멈춰진 상태다. 표현명 사장이 CEO 대행으로 의사결정을 하곤 있지만 새로운 사업집행, 투자, 인수합병 등 굵직한 사안들은 미뤄질 수밖에 없다. 내년초 새 CEO가 공식 선임되고 이사진들이 정비되어야 정상구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 무궁화위성 불법 매각 논란과 관련해 각종 징계를 받을 상황에 직면해 있고, 정치권과 유료방송업계에서 제기되는 각종 규제 이슈에도 적극 방어해야 할 처지다. 르완다에서 닻을 올린 아프리카 진출 사업도 발전시켜야 할 과제다.

 

조직원들 사기진작도 필요하다. 5년만에 반복된 CEO 리스크로 내부직원들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

 

심지어 이석채 전 회장 재임시 일각에선 '어차피 CEO가 바뀔 것인데 지금 열심히 일해서 뭐하나'는 인식까지 퍼졌을 정도다. 이러한 조직원들의 마음을 다잡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도 새 CEO의 역할이다.

 

이에 따라 내년초부터 연쇄적인 인사 폭풍이 예상된다.

 

우선 이 전 회장의 측근으로 이른바 '낙하산 인사'로 분류되던 임원 상당수는 교체될 전망이다. 지난 2008년 남중수 사장이 퇴임하면서 그의 재임시절 영입인사들이 대부분 퇴사한 것을 고려하면 이 전 회장 때의 영입인사들도 과거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인사 폭풍이 황창규 회장 취임 첫 해인 내년에 단발로 일어날지, 아니면 단계적으로 일어날지는 지켜볼 일이다.

 

◇구조조정 논의 또 시작될까

 

KT그룹 임직원은 6만여명에 달한다. 통신 주력사인 KT만 해도 3만명이 넘는다.

 

이석채 전 회장도 퇴임직전 "KT 현실을 보면 매년 경쟁사 대비 1조5000억원 이상 더 많이 인건비가 소요되면서도 최근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인력구조를 가진 기업이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인건비를 30% 정도 줄이지 않으면 경쟁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 전 회장은 과거 취임과 동시에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5992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5992명 명예퇴직은 KT 역사상 최대 규모다.

 

때문에 황창규 회장 취임 후에도 구조조정 논의가 회사 내부에서 불붙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노조의 반발도 거셀 것으로 보여 구조조정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정치권 연결고리 끊어야

 

KT의 가장 취약점은 정부 보유 지분이 전혀 없으면서도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에 좌지우지 된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황창규 회장 취임을 계기로 친정부 성향의 '낙하산 CEO'가 취임하는 행태가 반복되는 것은 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KT의 주주는 국민연금공단(8.65%), NTT도코모(5.46%), 실체스터(5.01%), 미래에셋자산운용(4.99%), 우리사주조합(1.1%)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자사주의 비중은 6.6%이며 외국인 주주는 43.9%의 지분을 갖고 있다.

 

특히 황창규 회장 후보자의 경우 정권과의 연계성이 높지 않은 만큼, 재임시 이사회 구조를 탄탄히 하고 새로운 CEO 후보자를 키우는 등 GE식 지배구조를 가져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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