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KT 회장 후보자로 선정되면서 전문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황의법칙'으로 잘 알려진 황 후보자는 삼성전자 사장 출신으로 반도체 전문가다. KT그룹의 경우 통신·방송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는 만큼 통신 분야 비전문가가 과연 제대로 경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측면에서다.
KT CEO 추천위원회는 이를 염려한 듯 미래전략 수립과 경영혁신을 추진할 최적의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KT의 비전 설정 능력과 추진력, 글로벌마인드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황 후보자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사업부장을 역임하면서 '황의법칙'으로 생산성·기술력 향상을 입증했다. 비록 다른 산업분야이긴 하지만 이런 측면에선 전략수립과 혁신성에서 검증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반도체 제조업과 통신 서비스업은 산업구조가 다르고 생태계가 달라 경험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또 통신산업은 각국별 장벽이 높아 글로벌 진출도 쉽지 않은 만큼 대부분 내수중심으로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정부와 관련된 규제 이슈도 많아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와관련 KT 노동운동 세력인 'KT실천하는노동자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3가지 이유에서 삼성 출신의 KT CEO 후보 응모자를 우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와 KT는 상호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해 관계자이기 때문에 삼성전자 임원 출신이 KT CEO가 된다면 오해를 낳을 소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또 삼성전자와 KT는 기업문화가 매우 달라 KT를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KT의 가장 큰 해결과제 중 하나가 직원들간 갈등 치유와 조직 화합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삼성전자의 무노조 경영에 익숙한 인사가 KT의 노사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