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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젠, ‘성장’이란 단어의 새로운 정의

  • 2014.12.05(금) 11:18

적자행진·내홍 거치면서 뼈깎는 체질개선
날개 달아준 중국..로열티사업으로 급반전

온라인게임사 웹젠이 '성장'이란 단어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들어 보여주고 있는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이 그 지표다. 순탄했던 날보다 굴곡이 많았던 웹젠이라 그 성과가 더욱 값지다. 급격히 변한 시장 환경을 자신들의 이익으로 바꾸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 비결이고, 그리고 웹젠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중국이었다.  

 

웹젠은 지난 2000년 설립된 국내 1세대 온라인게임 개발사다. 설립 이듬해인 2001년 '국내 최초의 3D 역할수행게임(MMORPG)' 뮤 온라인을 출시했다. 이 게임의 화려한 3D 그래픽은 이전 3D 온라인게임들보다 한단계 높아졌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후 웹젠은 뮤의 성공을 발판으로 2003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고 그해에는 미국 나스닥 시장에도 입성했다. 사업 초기에는 어느 벤처기업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던 곳이었다.

▲ 웹젠이 개발 중인 뮤 온라인 후속작 '뮤온라인2' 스크린샷.

 

하지만 뮤 후속작들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한동안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2007년에는 적대적 인수합병(M&A)에 휘둘리는 등 내홍을 겪기도 했다. 이듬해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긴 했으나 실적 부진으로 인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대규모 인력 감축을 했다. 2006년 6월 667명에 달했던 웹젠 직원수는 구조조정과 자발적 퇴진 등으로 2008년 초에는 350명으로 쪼그라들었다. 2008년에는 당시 NHN(현 네이버)의 자회사 NHN게임스를 최대주주로 맞이했고, 이후 NHN게임스와 합병, NHN의 인적분할 등의 과정을 거쳐 현재는 '한게임'을 운영하는 NHN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로 자리잡았다.

 

이렇듯 굴곡이 많았던 웹젠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내실을 키우면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1~2년간 스마트폰용 모바일게임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온라인 시장이 전반적으로 가라앉는 등 사업 환경이 어려워졌으나 웹젠은 오히려 이 기간에 경영 효율화와 개발력 강화 노력을 펼쳐 혹독한 시기를 견뎌냈다. 올해 초에는 개발과 사업을 분리 운영,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새판짜기에 들어가기도 했다.

▲ 웹젠이 중국 웹게임업체 37요우시와 함께 만든 뮤의 웹게임 버전 '대천사지검'

 

마침내 성과가 나오고 있다. 올해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전분기 12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전년동기(38억원)에 비해서도 2배 이상 성장했다. 웹젠이 분기 영업이익 100억원 이상을 달성한 것은 창업 이래 처음이다. 이 기간 해외 매출 비중은 77%에 달하는 등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거둬들였다.

 

웹젠이 살아나는 것은 중국 사업 때문이다. 장수 게임인 뮤를 비롯해 웹젠이 갖고 있는 게임들의 지적재산권(IP)이 '효자' 노릇을 했다. 보통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사업 방식은 게임 퍼블리싱(유통) 권한을 중국 현지 업체에 팔아 로열티를 거둬들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웹젠은 여기서 더 나아가 게임에 관한 IP를 중국 업체에 일정 양도해 수익을 나누는 사업모델을 구상했다. 월트디즈니가 미키마우스 등 유명 캐릭터로 로열티 장사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올해 그 사업의 첫 모델이 성공을 거뒀다. 지난 6월 중국 현지 업체와 손잡고 뮤의 IP를 활용해 '대천사지검'이란 웹게임을 내놨는데 이 게임이 출시 당시부터 '중국 웹게임 시장' 1위를 기록했다. 11월 현재까지 최고 인기 게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 웹젠이 중국 모바일게임사와 함께 준비해온 뮤의 모바일버전 게임 '전민기적'

 

이에 고무된 웹젠은 모바일게임에서도 비슷한 사업 모델을 펼치고 있다. 이번에도 뮤가 활용됐다. 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전민기적'이란 모바일게임이 지난 10월부터 사전 예약 및 테스트를 시작했다. 테스트 버전인데도 두달만에 270만건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지난 3일 유료 iOS 버전으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흥행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PC 기반 웹게임에 이어 스마트폰 게임에서도 로열티 사업이 먹힌 것이다.

 

웹젠은 ‘웹젠닷컴(WEBZEN.com)'이란 글로벌 게임포털 서비스에 공을 들이면서 또 다른 사업 전략을 짜고 있다. 일찌감치 글로벌 게이머를 대상으로 온라인게임을 직접 서비스하는 웹젠닷컴은 세계 4000만 이상 회원을 확보했다. 웹젠은 유럽 현지에 지사(현 웹젠더블린)를 두고 유럽 각국의 현지인원으로 게임사업 전문인력을 구성해 한국 본사와 공동으로 웹젠닷컴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웹젠닷컴'과 'gPotato'로 나눠 서비스하던 글로벌 포털을 올 상반기 '웹젠닷컴'으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유럽지사의 운영 비용을 효율화하고 인력을 재배치 하면서 수익성도 개선시켰다. 웹젠닷컴에서는 그간 적자를 내던 게임들의 서비스를 과감히 정리하고 내년까지 다수의 게임들을 새로 넣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신작 출시와 함께 퍼블리싱 사업에 역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모바일MMORPG ‘뮤 오리진’과 PC 온라인 MMORPG ‘루나: 달빛도적단’의 게임테스트 및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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