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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와일드스톤, 틈새장르 '웹게임' 선점

  • 2017.07.24(월) 16:47

넷마블 자회사 분사…PC방 기반 전문포털 열어
유명IP 웹게임 배급…멀티플랙스 전략으로 부상

게임 장르 가운데 '웹브라우저 게임'(이하 웹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웹게임 흥행에 힘입어 코스닥에 상장한 배급사가 있는가 하면, 웹젠처럼 해외서 웹게임으로 대박을 터트리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사례도 있다.

 

사실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은 외산에 밀려 자양분을 잃어가고 모바일에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는 등 갈수록 척박해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웹게임 같은 새로운 영역에서 사업 기회를 찾으려는 시도가 나오고 있어 신선하다는 분위기다. 신생 게임사 와일드스톤이 대표적이다. 웹게임에 특화한 플랫폼을 갖췄고 콘텐츠 배급에 경쟁력이 있는 곳이다.

 

 

와일드스톤은 넷마블게임즈의 자회사이자 PC방 관리 프로그램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미디어웹에서 지난해 1월 분사한 곳이다. 피카온(Picaon)이라는 PC방 전용 게임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원래 피카온은 미디어웹이 지난 2012년 선보인 PC방 손님용 멤버쉽 서비스다. PC방을 이용할 때마다 적립한 마일리지로 요금을 대신 내거나 영화나 음악, 게임 아이템 등을 구매할 수 있다.


게임 이용자의 주요 정보가 고스란히 쌓일 수 밖에 없다. 특정 유저가 게임을 언제 이용한다거나 좋아하는 장르가 뭔지에 대한 정보를 차곡차곡 축적한 것이다.

 

특히 PC방 이용자는 게임을 즐기려는 목적이 강하기 때문에 '진성 게이머'로 분류한다. 서비스 제공 업체에겐 알짜 정보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흔히 말하는 빅데이터인 셈이다. 

     
와일드스톤은 이러한 피카온에 게임 유통 기능을 덧붙였다. 2014년부터 외부 게임을 가져다 입점시키는 채널링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이듬해 퍼블리싱을 본격화했다. 현재까지 80개 이상 게임을 다뤘으며 현재 피카온 1일 활동이용자(DAU) 수는 4만명에 달한다.


와일드스톤은 핵심 자산인 피카온을 마치 대형 복합 상영관(멀티플렉스)처럼 키우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에는 국내 게이머들 사이에 인지도가 높은 웹게임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삼국지를 소재로 한 '열혈삼국3'과 일본 인기 애니메션 나루토를 기반으로 한 '나루토온라인' 등이 이미 출시됐으며 인기 무협소설 지적재산권(IP)으로 만든 '금의야행'과 '영웅영주'란 신작을 하반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이 가운데 최근 선보인 나루토온라인은 IP 자체가 글로벌 애니메이션 팬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이 게임은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가 일본 반다이 남코와 공동 제작해 2014년 11월 출시한 것으로 현재까지 누적 매출 2500억원을 벌어들일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중국 흥행 성공에 힘입어 대만과 북미,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서비스 영토를 넓혔으며 대부분 국가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와일드스톤은 이 게임의 국내 서비스 사업권을 따기 위해 수년 동안 텐센트측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강신종 대표는 "나루토온라인을 국내에 서비스하기 위해 쟁쟁한 게임사들과 각축을 벌였는데 와일드스톤이 신생기업이긴 하나 웹게임을 잘 알다보니 텐센트의 선택을 받은 것 같다"고 소개했다.

 

웹게임은 아직까지 국내서 생소한 분야다. 다루는 업체가 많지 않다. 웹게임은 구글 크롬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익스플로러 같이 웹브라우저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온라인게임을 하려면 별도의 게임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아 설치해야 하지만 웹게임은 웹브라우저를 켜면 곧바로 즐길 수 있어 편하다.

 

웹게임은 중국에서 발달했다. 37WAN 등의 중국 개발사가 세계 시장을 휘어잡고 있다. 중국은 저사양의 PC가 많고 인터넷 통신 속도가 빠르지 않는 등 온라인게임을 여유있게 즐길만한 환경이 아니었다. 이를 기술로 극복했는데 그 결과물이 웹게임인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산 웹게임은 기술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게임사들도 앞다퉈 중국 웹게임을 들여와 서비스하고 있다. 엔터메이트란 회사는 신선도란 웹게임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과 합병, 2015년 코스닥 시장에 우회상장하기도 했다.

 

이앤피게임즈와 팡게임은 각각 '신풍운'과 '대황제'라는 웹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투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뮤 온라인'으로 유명한 웹젠은 뮤를 활용한 웹게임(대천사지검)이 중국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모은 바 있다.

 

국내 웹게임 시장은 걸음마 단계를 떼고 서서히 성장하는 단계다. 관련 업계에서 추산한 올해 시장 규모는 2700억원으로 전년(2600억원)보다 3.8%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주류인 온라인게임이 미국과 중국의 메이저 업체에 이미 점령당했고 모바일에선 대형사들의 득세가 워낙 심한 상태다. 이렇다 보니 중소형 업체들이 자연스럽게 새로운 장르로 시선을 돌릴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기존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한 게임에 흥미를 잃은 이용자들도 새로운 재미와 운영 방식의 웹게임을 찾으면서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와일드스톤은 웹게임 배급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면서 피카온을 멀티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주력인 웹게임을 비롯해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장르를 넓히고 차세대 게임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상현실(VR)도 다룰 방침이다.

 

아울러 새로운 웹표준 기술인 HTML5 기반의 웹게임들도 서비스하면서 PC와 모바일을 아우르는 포털을 만들겠다는 큰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미 중국 개발사들과 관련 콘텐츠 공급 제휴를 맺었으며 PC방을 대상으로 가상현실 게임 보급 계획도 세워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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