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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아빠가 꿈꾸는 교실..'브레이브팝스'

  • 2014.03.21(금) 09:43

스마트스쿨 더 똑똑하게 만드는 '클래스123'
인터넷 전문가들 '의기투합'..교사 평가 녹여

학교를 똑똑하게 만들자는 이른바 '스마트스쿨' 사업이  교실 풍경을 바꾸고 있다.  칠판 한켠에 대형 TV가 들어서있는가 하면, 이 TV를 PC와 연결해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수업도 진행한다. 

 

초중고 교실이 첨단 정보기술(IT)로 탈바꿈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수업 태도까지 바꾸지는 못한다. 예나 지금이나 저학년 학급일수록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는 시간이 많지 않다. 교사는 잘 가르치는 일보다 수업 분위기를 잘 이끄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수업 분위기 관리 '클래스123'

 

스타트업 기업 브레이브팝스가 만든 '클래스123'은 학생들이 좀 더 수업에 몰두할 수 있게 도와주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인터넷 기반이며 무료다. TV와 PC가 있는 교실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접속해 활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대형 스크린이 발휘하는 집중 및 환기의 기능을 활용한다. 예를 들어 수업 도중 태도가 좋은 학생이 나타나면 교사는 해당 학생의 캐릭터에 칭찬 점수를 준다. 그러면 TV 화면에 특유의 효과음과 함께 칭찬받은 학생의 이름과 캐릭터가 곧바로 뜬다.

 

수업 태도가 나쁜 학생에게 꾸중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숙제를 성실하게 해주세요'라는 문구를 띄워 해당 학생에게 주의를 줄 수도 있다. 반학생들의 시선이 한 곳에 쏠리기 때문에 칭찬과 꾸중의 효과가 배가된다. 마치 수업시간에 떠드는 아이를 칠판 한쪽에 적어 행동을 교정하는 것과 비슷하다. 아기자기한 아바타가 등장하고 귀에 속속 들어오는 효과음까지 들리기 때문에 집중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학생 개개인에 대한 '상과 벌'은 데이터로 쌓인다. 교사는 학생별로 수업 태도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보고서를 만들 수 있다. 보고서를 인쇄해 가정통신문처럼 학무모에게 전달할 수도 있다. 학부모는 자녀가 어떤 점에서 칭찬을 받았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으로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자녀의 행동 발달 상황을 교사와 학부모가 공유하는 것이다.

 

◇ 인터넷 배테랑들, 스마트스쿨로 눈돌려  

 

브레이브팝스는 평균 경력 10년 이상의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들이 모인 회사다. 이충희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박사 과정까지 마치고 사회 생활을 검색포털 네이버에서 시작했다. 이후 모바일 전문기업 아블라컴퍼니와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 등을 거쳤다.

 

이 대표가 창업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고민한 시기는 작년 초였다. 티켓몬스터에서 고객관리 서비스 개발 프로젝트를 함께 맡았던 지금의 4명의 동료 개발자들과 창업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대표는 당시 구체적인 사업 모델을 정하지 않았으나 이들 동료들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가능하겠다는 확신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이 대표를 포함한 5명의 개발자들이 회사를 그만뒀다. 주요 개발자들이 한꺼번에 회사를 빠져 나간다는 것은 당사자나 회사 입장에서나 쉽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도전을 아무도 막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이 대표는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가 "젊지만 대인배"라고 평가한다. 신 대표 역시 스물여섯살인 지난 2010년 세계적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서 뛰쳐나와 당시엔 생소한 소셜커머스 사업을 시작한 바 있다.

 

신 대표는 회사에서 뛰처나간 이들이 차린 브레이브팝스에 창업 비용을 일부 대주기도 했다. 인터넷 전문가들이 모인 곳이라 다른 투자사들도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신 대표를 포함해 벤처캐피털인 패스트트랙아시아와 본엔젤스가 3억원 규모의 공동투자를 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브레이브팝스는 작년 9월 설립됐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교실이다. 첨단 하드웨어 장비가 교실에 채워지고 있으나 정작 쓸만한 소프트웨어가 없다는 현장 목소리에 주목했다.  

 

▲ 이충희 브레이브팝스 대표.

 

 

브레이브팝스 구성원은 공교롭게도 모두가 기혼이자 대부분 자녀를 키우는 아빠다. 자녀 교육에 관심이 높다보니 자연스럽게 교육 사업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창업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아이와 학부모, 교사 모두 행복해지자는 의미에서 회사명도 '용감한(Brave) 아빠들(Pops)'로 지었다.

 

브레이브팝스는 창업과 함께 서비스 개발에 들어갔다. 일선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 대표는 지난 5개월 동안 50여명의 교사를 직접 만나 서비스에 대한 평가를 받고 동시에 개선시켰다. 이 대표 페이스북에는 100명이 넘는 교사들이 친구로 등록돼 있다고 한다. 발로 뛰면서 얻은 평가와 정보가 클래스123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여기에다 전문가 자문까지 받아 마침내 지난달 클래스123(www.class123.ac)을 정식으로 오픈했다.

 

이 대표는 클래스123의 '무료' 서비스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교사와 학부모를 중심으로 사용자를 확대한 이후에 수익 모델을 덧붙일 계획이다. 클래스123이 스마트스쿨의 주요 SW로 자리매김한 이후에 유료 콘텐츠 등을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클래스 123은 개발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삼았다"라며 "먼저 국내 반응을 살펴보고 하반기에는 해외 시장에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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