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인 크래프톤과 엔씨(NC)가 피지컬 인공지능(AI)에 주목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AI가 물리 법칙을 이해하고, 데이터 학습으로 스스로 행동을 결정한다. 게임업계에선 피지컬 AI를 통해 게임 내에서 이용자 경험을 확장하고 관련 사업에서 새로운 수익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엔씨에서 독립한 NC AI는 '월드모델'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내 산업의 AI전환(AX)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외부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피지컬 AI 전략적 동맹을 구축한데 이어 쏘카가 설립할 예정인 자율주행 서비스 독립법인에 투자자로 참여, AI 소프트웨어 역량을 융합해 사업화한다는 전략이다.
NC AI, '로봇 뇌'로 산업계 AX 주도
엔씨는 지난해 AI 사업 전문성 강화를 목적으로 AI 조직을 물적분할해 NC AI를 설립했다. NC AI는 올 2월 과학기술정보퉁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주관하는 '피지컬 AI 모델 학습을 위한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 기술개발' 과제에 지원, 피지컬 AI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중력과 관성, 인과관계 등 현실 세계의 물리법칙에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NC AI가 개발하고 있는 월드모델은 이 같은 현상을 극복하고 AI가 물리법칙과 인과관계 등의 변화를 스스로 학습해 시뮬레이션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월드모델을 통한 시뮬레이션으로 로봇이 학습해야 할 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로봇의 뇌 역할을 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도 만들 수 있다.
NC AI는 월드모델을 중심으로 피지컬 AI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해 제조와 국방, 물류와 문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산업계의 AX를 지원하는데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NC AI 관계자는 "국내 산업군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톱티어(Top Tier)인 산업을 중심으로 AI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 "외부 기업 역량 융합해 사업화"
크래프톤 역시 올 들어 피지컬 AI 분야에 힘을 싣고 있다. 2월에는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선점을 위한 자회사 '루도 로보틱스'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미국에 본사(모회사)를, 한국에 자회사(루도 로보틱스 코리아)를 두는 이원화 구조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루도 로보틱스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이강욱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가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국내 자회사 대표를 겸임한다. ▷관련기사: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루도 로보틱스 CEO 겸직(3월11일)
C레벨 경영진이 직접 나서 루도 로보틱스를 이끄는 만큼 AI에 대한 크래프톤의 관심을 엿볼 수 있다.
크래프톤은 자체적으로 피지컬 AI 분야를 연구하는 동시에 외부 기업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는 올 3월 피지컬 AI 기술 공동개발과 합작법인 설립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달에는 쏘카가 이달 중 설립할 예정인 1500억원 규모의 자율주행 법인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65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김창한 대표는 지난달 30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자율주행 서비스 신설 법인에서 얻은 데이터로 별도의 피지컬 AI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며 "피지컬 AI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확보를 위해 앞으로도 더 협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 넘어 '신성장동력' 관심
엔씨와 크래프톤 등 대형 게임사가 피지컬 AI에 주목하는 것은 게임 개발 경쟁력 강화와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게임 내 캐릭터의 움직임을 AI가 스스로 학습하고 시뮬레이션 한 데이터를 통해 실제와 같은 수준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게 피지컬 AI 활용의 대표적인 사례다.
크래프톤은 AI를 활용한 차별화된 게임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AI for Game'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향후 피지컬 AI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AI를 게임 이용자 경험 확장을 위한 도구로써 연구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며 "로보틱스와 피지컬AI 등도 중장기 사업으로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NC AI의 경우 국내 산업계의 AX 과정에서 피지컬 AI를 지원해 수익화한다는 구상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전부터 게임사들은 AI에 투자해왔고 기반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며 "게임산업의 미래 성장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피지컬 AI가 새로운 먹거리로 평가받고 있어 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