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휴대폰 사업 수장을 교체한지 1년만에 바꾼다. TV 사업을 이끄는 권봉석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에게 휴대폰 사업도 맡겼다. 올 들어 사업 구조 개선에 나서면서 적자폭을 줄이고 있는 휴대폰 사업이 수장 교체로 실적 반등을 이룰 지 관심을 모은다.
LG전자는 28일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권봉석 HE사업본부장에게 MC사업본부장을 겸임키로 했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고 HE사업본부장을 맡아왔다.
이로써 MC사업본부장은 1년만에 교체되는 것이다. 지난해 LG전자는 올레드TV 개발을 주도한 황정환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MC사업본부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
아울러 황 부사장에게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신설하는 융복합사업개발센터장도 맡겼다. 황 부사장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휴대폰 사업을 강화하려는 모양새였으나 1년만에 인적 쇄신을 단행한 것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체제에서 첫 정기인사를 단행한 LG전자는 이번 조직 개편으로 기존 5개 사업본부(HE·HA·MC·VS·BS)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등 전면적인 혁신보다는 '안정 속 변화'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실적면에서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는 휴대폰(MC)과 자동차용 전장부품(VS, VC에서 명칭변경) 사업본부는 '수장 교체'라는 강수를 뒀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MC사업본부장을 교체한 이후 휴대폰 사업의 품질이 많이 개선됐다고 판단해 사업 안정화 차원에서 권 사장에게 MC사업본부장을 맡긴 것"이라고 소개했다.
휴대폰 사업의 새로운 방향키를 잡은 권 사장은 지난 1987년 입사 후 ㈜LG 시너지팀장 등을 거쳐 2015년부터 HE사업본부를 맡고 있다. 올레드 TV를 앞세워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을 선도해 LG전자의 실적 개선을 이끈 장본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LG전자는 권 사장이 HE사업본부에서 이뤄낸 올레드 TV 성공체험과 1등 DNA를 MC사업본부에 이식한다는 방침이다. 권 사장은 MC사업본부에서 상품기획을 맡은 바 있다.
아울러 LG전자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5G 등과 관련해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전사적인 시너지를 도모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CEO 직속 조직인 융복합사업개발센터를 융복합사업개발부문으로 승격하기로 했다. 융복합사업개발부문장으로 황정환 부사장을 유임시켰다.
한때 자타공인 '휴대폰 명가'였던 LG전자는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MC사업본부의 올 3분기 연결 손실은 1463억원으로 전년동기 3809억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MC사업본부는 지난 2015년 3분기 776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무려 13분기째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LG전자는 TV와 에어컨 등 가전사업이 힘을 내면서 3분기 전체 매출은 역대 3분기 실적 가운데 최대, 영업이익은 지난 2009년 이후 9년만에 최대치를 달성했다. 휴대폰 사업만 유독 적자를 내면서 전체 실적을 돋보이게 하기는 커녕 오히려 갉아먹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