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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현재만 지키고 미래는 장담 못할 '타다 금지법'

  • 2019.12.09(월) 14:36

국회 상임위 통과..사실상 타다 서비스 유지 어려워
서비스·사용자 니즈 높아지는데 택시산업만 제자리

박재욱 VCNC 대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지난해 말 택시 운전기사가 분신해 숨졌다. 이후에도 몇 차례 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타다와 카카오모빌리티 카풀 서비스를 반대하기 위해서다. 타다와 카풀 서비스가 등장했다고 해서 갑자기 택시 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타다는 택시보다 요금이 높고 운행하는 차량수가 많지 않으며 카풀은 여전히 서비스 안정성을 믿지 못하는 사용자들이 많다.

근본적 문제는 택시면허 가격이었다. 택시면허 가격은 2017년 말 9000만원을 넘었지만 현재 7000만원 초반에 형성됐다. 타다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택시면허 가격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운전을 주업으로 삼기 위해 택시면허를 사는 대신 타다 운전기사의 길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택시면허는 일부 기사들에게는 전 재산이나 마찬가지다. 정부는 이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는 것은 막기 위해 택시산업을 보호해왔다.

하지만 타다의 등장은 택시산업을 위협하는 갑작스런 경고등이 아니었다. 한국에서는 타다 등장 이전 5년이라는 시간이 있었다. 우버가 처음 국내 진출하면서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당시에도 택시업계의 반발이 있었고 서울시는 우버를 불법으로 간주했다. 결국 우버는 2015년 한국에서 서비스를 중단했고 그 이후 모빌리티 서비스 논의는 수면 아래로 들어갔다.

5년 동안 세상은 변했다. 기술이 발전하고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했다. 해외에서 우버, 그랩을 사용해본 사용자들은 국내에도 유사한 서비스가 등장하길 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모빌리티 서비스는 제자리 걸음이었다.

타다를 혁신으로 부르기엔 무리가 있다. 엄청난 기술력을 요구하는 서비스가 아니며 기가 막히게 새로운 서비스도 아니다. 타다를 공유경제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공유경제는 기존에 있던 유휴 차량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타다는 전용 차량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타다를 '혁신'으로 보이게 된 이유는 5년이라는 공백 동안 모빌리티 산업은 하나도 변화없이 제자리에 서있었기 때문이다. 5년이란 긴긴 논의의 시간이 있었지만 '사회적 합의가 어렵고 기존 산업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애써 외면한 결과, 스타트업의 한 서비스가 택시산업의 위협으로 다가오게 된 것이다. 스타트업의 서비스 하나에 산업이 흔들릴 만큼 택시산업은 위태로웠던 것을 방증한다.

혁신은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는다. 기존과 조금씩 변화된 서비스가 나오면서 서서히 혁신으로 발전한다. 우버가 처음부터 모빌리티 데이터를 분석하고 자율주행차를 준비했던 것은 아니다. 카카오가 처음부터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염두하고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출시했던 것은 아니고, 아마존이 클라우드를 고려해 아마존닷컴을 만든 것은 아니다.

지난주 국회에서는 일명 '타다 금지법'이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타다는 현재의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할 수 없게 됐다.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기존 택시업체와 계약을 맺고 가맹사업을 하거나 타다가 택시를 직접 사들이고 운전기사를 고용한 택시업체로 전환해야 한다. 교통 서비스는 여전히 택시면허와 택시에 종속되는 현재의 택시산업 그대로 진행되는 것이다.

타다가 혁신은 아니지만 국회의 타다 금지법에 대해 산업계와 여론이 부정적인 이유는 단순히 택시업계를 비판하기 위해서, 타다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작은 변화에 눈 감고 기존 산업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향후에는 더 큰 위기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타다 금지법은 현재의 택시산업은 단기간 지킬 수는 있어도 미래의 택시산업을 보호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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