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전시회 'CES 2021'에 참석한 디지털 헬스 전문가들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시대 들어 의료 시스템이 더 디지털 체계로 바뀌는 동시에 원격 의료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이를 기반으로 다음 전염병 사태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미국 현지 시간으로 13일 CES 2021에서 화상 컨퍼런스 세션으로 열린 '2020년의 디지털 헬스 : 전염병의 법칙'에서 이같은 내용이 논의됐다.
세션 참가자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원격 의료 시장 확대에 주목했다. 세션 진행자를 맡은 데이비드 커크패트릭 테코노미미디어 설립자에 따르면 2020년 이전 연간 5000만건에 머무르던 원격 의료 이용 건수가 지난해 들어 10억명으로 20배 이상 크게 증가한 것으로 점쳐진다.
데이비드 커크패트릭 테코노미미디어 설립자 "코로나19 위기 이후에도 이같은 원격 의료 수요가 지속될지, 아니면 또 다른 전염병이 도래해도 비슷한 양상이 펼쳐질지 논의를 해보고자 한다"고 화두를 던졌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헬스케어 자회사 베릴리의 비비안 리 사장은 원격 의료 산업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속 우리는 디지털 건강, 원격 의료의 확산을 확인했다"며 "베릴리에서도 당뇨와 고혈압 환자들이 코로나19 위험 없이 원격으로 혈당을 체크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하며 원격 의료의 가능성을 더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비안 리 사장은 원격 의료가 결국에는 미국인들의 과도하게 높은 의료보험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과도하게 높은 의료비용 절감이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원격 의료를 통한 비용절감에 불을 붙일 것이란 의미다.
비비안 리 사장은 "미국인들은 본인들의 건강 관리를 위해 보험으로 큰 비용을 지불한다"며 "원격 의료를 통해 행정 업무를 처리하는 인력 등을 조절하면서 보험비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격 의료 구축을 위해 저개발국 등을 중심으로 시스템 인프라 구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국 비영리 의료기관 매스 제너럴 브링햄내 가상 의료국의 리 슈왐 부사장은 "대부분의 국가들은 코로나 시대를 맞을 준비를 못 했다.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들은 과부하에 시달렸고, 화상회의 프로그램도 충분히 확보되지 못했다"며 "코로나19는 의료 시스템 현대화에 대한 것을 생각하게 했다"라고 말했다.
원격 의료가 앞으로 코로나19를 포함해 다른 여러 질병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도 지닐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여러 도시의 환자 발생 현황을 추세적으로 분석해, 질병의 발생과 이동경로를 예측해 대유행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 커넥티드 체온계를 개발한 미국 Kinsa의 인더 싱 CEO(최고경영자)는 "코로나19는 조기 경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일깨워줬다"며 "경보 없이는 우리는 결코 질병을 앞서나갈 수 없다. 기존 의료시스템이 질병 확산을 파악하면 이미 늦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시스템 현대화에 더해 시스템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의료비 산정에 개입하는 인종 등 다양한 차별적 요소를 시스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데닌 보잣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부사장은 "기존 의료시스템은 구조적으로 계층, 인종 차별성을 띠고 있다. 가난한 계층일수록 보험 가입이 더 어려운 것이 대표적"이라며 "이러한 여러 차별 요소를 교정해 의료시스템을 현대화하면 새로운 질병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