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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라이크'에 '원조 맛집' 엔씨는 울었다

  • 2023.08.09(수) 11:54

2분기 영업익 전년대비 70% 감소
"리니지 라이크 범람…다양한 장르로 극복"

/그래픽=비즈워치

엔씨소프트가 지난 2분기 국내 시장에 쏟아진 '리니지 라이크'(유사) 게임들의 득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수익성이 급감했다. 유사 상품이 범람하면서 '원조 리니지'가 죽을 쑨 셈이다. 엔씨는 리니지 라이크를 즐기는 게임 유저들의 원조 리니지 복귀를 도모하는 한편, 다양한 장르 게임도 선보여 위기를 극복한다는 구상이다.

리니지 닮은꼴 때문에 원조 리니지 어쩌나

엔씨소프트는 지난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35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1% 감소했다고 9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도 30% 줄어든 4402억원, 당기순이익은 74% 감소한 305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년대비 37.5% 감소한 2969억원이었다.

제품별로 보면 2021년 말 출시된 '리니지W' 매출이 1028억원에 그쳤다. 전년 2236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54% 감소)이다. 이 게임은 리니지 시리즈의 최신 버전이란 점에서 이같은 추락은 뼈아픈 장면이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리니지 라이크 게임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다"며 "그런 점이 매출에도 기존 IP에도 영향 미치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장욱 엔씨 IR실장도 "(리니지2M와 리니지W은) 예상했던 매출 안정화 추세에서 이탈한 것"이라며 "저희 생각보다 경쟁작들이 집중적으로 출시가 되면서 안정화 과정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블레이드&소울 2'는 70%가량 급감한 43억원, '리니지2M'은 36% 떨어진 620억원, '리니지M'은 9.5% 감소한 1278억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출시된 리니지M이 견조한 모습을 보인 점은 눈길을 끈다. 이 게임은 9일 현재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 1위를 지키는 괴력을 보이고 있다.

PC온라인 게임 매출은 882억원으로 전년대비 8% 감소했다. '리니지' 243억원, '리니지2' 229억원, '아이온' 158억원, '블레이드 & 소울' 58억원, '길드워2' 192억원이다.

전년에는 리니지 257억원, 리니지2 226억원, 아이온 142억원, 블레이드&소울 61억원, 길드워2 272억원이었다. 전년대비 매출이 30% 감소한 길드워2를 제외하면 대부분 소폭 하락했다.

지역별 매출은 한국 2851억원, 아시아 874억원, 북미·유럽 31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한국 4088억원, 아시아 1446억원, 북미·유럽 399억원이었다. 국내 시장 매출은 30% 감소했고, 아시아 지역은 39.6% 빠진 것이다. 이 기간 국내 시장에 쏟아진 리니지 라이크 게임이 미친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로열티 매출은 363억원으로 전년(359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해외 및 로열티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35%다.

/그래픽=비즈워치

MMO만 고집 않는다…다양한 장르에 도전

앞으로 엔씨는 리니지 시리즈에 수익화 측면을 강화해 매출을 올리는 방안보다는, 리니지 라이크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의 원조 리니지 복귀를 위한 노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장욱 엔씨 IR실장은 "'머니타이제이션'(수익화)보다는 유저 복귀를 위한 활동을 강화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에 대한 성과는 4분기 정도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의 하반기 기대작은 PC·콘솔 신작인 '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TL)다. 이 게임은 지난 5월 진행한 국내 테스트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콘텐츠와 시스템을 개선했다.

현재 글로벌 퍼블리싱 파트너인 아마존게임즈와 이용자 테스트를 준비 중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아마존게임즈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홍원준 CFO는 "TL은 올 4분기 국내 출시를 예정하고 있고, 글로벌 출시 일정은 아마존게임즈가 별도 공지할 것"이라며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게임의 국내 출시를 12월에 먼저 하고, 여기서 형성한 버즈를 바탕으로 글로벌 팬덤을 형성하는 과정을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TL를 통해 극적인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진 않다. 홍 CFO는 "TL은 기존에 모바일 게임을 출시해 기록적인 매출을 보여드린 것과 같은 흐름은 장르상 어렵다"며 "PC 기반이고, 아마존과 함께하더라도 BM(수익모델)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TL 단독으로 매출 디케잉 트렌드(감소 추세)를 상쇄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다"고 했다.

엔씨소프트는 과거와 같이 1개 IP(지식재산권) 게임에 집중해 단숨에 큰 매출을 일으키는 방안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다양한 장르 신작 게임을 출시하는 전략도 구사할 방침이다.

올 하반기는 △퍼즐게임 'PUZZUP: AMITOI'(퍼즈업: 아미토이) 론칭을 시작으로 △난투형 대전액션 '배틀 크러쉬' △수집형 RPG '블레이드 & 소울 S' △실시간 전략게임(RTS) '프로젝트G'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홍 CFO는 "우리가 강점을 가진 MMORPG의 게임성, 성과를 리바운드(반등)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면서도 "기존에 해 왔던 MMORPG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르에도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씨는 이와 함께 회사 전반의 체질 개선에도 나서기로 했다. 홍 CFO는 이와 관련 "속도감 있게 신작을 지속적으로 출시하지 못한다면 기본적인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며 "그런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회사의 자원, 경영진의 자원 분배 역량, 경험, 이를 실행하는 전략 측면이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전사적인 프로세스 점검과 구조적임 점검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며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과정인데, 앞으로 게임 출시 일정이 변경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경영진 입장에서 약속을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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