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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 미달' 스테이지엑스…제4이통 자격 취소

  • 2024.06.14(금) 17:54

자본금 500억도 안돼…주요주주 미납
스테이지엑스, 법적·행정적 절차 예고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스테이지엑스 주파수 할당대상 선정 취소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비즈워치

제4이동통신사 출범이 결국 무산됐다. 컨소시엄 출범 전부터 계속해서 우려됐던 스테이지엑스의 재정능력이 발목을 잡았다. 호언장담과 달리 주관사인 스테이지파이브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주주가 자본금을 납입하지 않았고, 당초 예정했던 초기 자본금 2050억원을 마련하지 못했다. 

"주관사 빼고 주요 주주, 자본금 납입 안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스테이지엑스의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선정취소 여부 최종결정을 위한 청문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주파수 할당에 필요한 사항을 완료하지 않았고 구성주주 또한 신청서와 달라 취소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당초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할당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자본금 2050억원을 납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스테이지엑스는 지난달 7일 5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납입했다. 당시 스테이지엑스는 보도자료를 내고 500억원을 우선 확보했으며, 나머지는 이동통신사업자 지위를 확보한 후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정부는 외부 포럼에 복수의 법률자문을 진행한 결과, 필요서류를 제출한 지난달 7일까지 자본금 2050억원을 납입하는 것이 필수요건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주요 취소사유 중 하나는 신청서와 달라진 주주 구성과 주식소유비율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신청 당시 지분 5% 이상 주요주주 6개 중 자본금 납입을 일부 이행한 주주는 스테이지파이브뿐이며, 다른 주요주주는 필요서류 제출기한까지 자본금을 납입하지 않았다. 지분 5% 이하의 기타주주 4곳 중 2곳도 자본금을 납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주요 구성주주들로부터 자본금 납입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별도로 확인했다. 

또한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자본금 납입증명서와 달리 법인등기부등본에는 자본금이 1억원으로 기재됐다. 실제로 스테이지엑스가 자본금을 추가로 확보했다면 상법상 2주 안에 변경등기를 해야만 한다. 

스테이지엑스 "법령상 근거 없어…타당치 않아"

스테이지엑스는 이날 청문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는 한편 법적, 행정적 절차에 나서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정부로부터 할당신청 '적격' 통보를 받은 '주파수이용계획서'상 자본금을 완납하는 시점은 주파수할당 이후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달 7일 자본금 2050억원을 납입해야 한다는 과기정통부의 주장이 법령상 근거가 없다고도 비판했다.

또 구성주주들이 날인한 투자 참여계약서·의향서, 확인서, 확약서를 신뢰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스테이지엑스는 "경매 낙찰을 통해 할당대상법인의 자격을 획득한 사업자에게 사후적으로 자본금 요건을 문제삼아 취소사유가 된다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이날 사업자 제출자료를 공개하면서 주파수할당신청서, 주파수이용계획서, 할당신청법인의 명세, 설립예정정관 등에 납입자본금이 2050억원으로 기재됐다며 반박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사업자(스테이지엑스)가 계획서에 있는 '인가 후 2개월 이내(투자 여부 통보)'라는 표기를 갖고 처음부터 분납할 예정이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 경우 이론상으로 자본금이 거의 없는 회사도 가능해진다"며 스테이지엑스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은 "사업자 스스로 제시한 자본금을 납입하지 못했고 주주 구성 등의 변경으로 할당대상법인과 할당선정법인의 동일인, 동일성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선정취소 예정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지난 2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페어몬트 앰베서더 서울에서 사업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비즈워치

'7전8기' 실패…한달 내 청문절차 마칠 것

정부의 '제4이동통신사' 시도는 이번이 8번째다. 정부는 제4이통사 진입 허들을 낮추기 위해 기간통신사업자를 기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꿨고 재무적 적격검사 심사절차도 크게 완화했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주파수 경매에서 4301억원을 써낼 당시 이미 재정능력에 대한 의구심 어린 목소리가 나왔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지난해 영업손실 130억원을 기록했으며 누적 결손금은 2000억원에 달한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주파수 낙찰대가와 통신사업 비용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따라붙었다.

류 실장은 "우리는 4월 19일까지 사업자로부터 2050억원의 자본금 납입이 문제없다는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들어왔다"면서 "공정위 계열분리로 자본금 순차납입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를 듣기 전까진 이런 상황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종합적으로 연구반을 가동해 제도를 보완하고, 처음부터 5G 28㎓(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 재경매를 추진할 계획이다. 스테이지엑스의 주파수 할당법인 선정취소 청문과 관련해 한달 이내로 완료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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