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IPTV 맏형으로서 8K 시장을 열어가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전무)은 5일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초고화질 8K(3300만화소)를 지원하는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셋톱박스를 공개하고, AI IPTV 시대 선도에 나서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AI가 알아서 TV 켜고 소리도 높인다
이날 KT는 세계 최초로 IPTV 셋톱박스에 8K UHD(초고화질) 칩셋을 탑재하고 최신 AI 기술을 적용한 '지니TV 셋톱박스4'를 선보였다. 이번 셋톱박스에 탑재한 칩셋은 성능이 기존보다 50% 향상된 CPU(중앙처리장치)와 AI 전용 프로세서(NPU·신경망처리장치)를 통해 콘텐츠의 화질과 사운드를 빠르게 최적화하고 고객 시청 데이터를 학습해 최적의 경험을 제공한다.
8K 가전 TV에 셋톱박스를 연결하면 8K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것은 기본이고, 이런 8K TV가 아니라도 온디바이스 AI 기반의 업스케일링(화질개선) 기술을 통해 실시간 방송·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유튜브를 초고화질로 감상할 수 있다.
이 셋톱박스는 조도 센서와 마이크 4개, 안드로이드 TV OS(운영체제) 14, 돌비 애트모스를 탑재해 주변 환경을 감지하고, 화면 밝기와 볼륨을 자동으로 조절해준다. 주위가 밝으면 TV 화면을 밝게 하고 어두워지면 화면도 어둡게 해준다는 것이다. 또한 TV 주변에서 청소기 소음이 발생하면 저절로 음량을 키우고, 청소기를 끄면 원래대로 돌아가는 식이다.
영화·드라마·뉴스·음악·게임·스포츠 등 장르에 따라 최적화 사운드를 제공하며, '목소리 강조' 기능을 통해 대사를 더욱 선명하게 들려주는 기능도 지원한다. 이와 함께 AI 기술을 적용해 편의성을 더욱 높였다. 사람이 가까이 오면 자동으로 TV가 켜지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원하는 인물이나 장면만 찾아볼 수 있는 'AI 골라보기', 'AI 수어'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 생성형 AI를 이용해 날씨·추천 도서·인기 채널 등 다양한 정보를 대시보드 형태로 볼 수 있는 TV 배경 화면을 제공한다. 가구 유형별로 화질·음량·밝기 등 시청 환경을 조정하는 기능도 적용했고, 주변 가전기기를 연결해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디자인 측면에선 '2024 일본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받으며 '꺼내놓고 싶은 셋톱박스'로 인정을 받았다.
KT는 지니TV 셋톱박스4에 적용된 주요 기능을 내년 상반기까지 기존 셋톱박스 모델에도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1위 사업자 공고히…IPTV 생태계도 기여
KT가 8K 화질 지원에 선제적으로 나선 이유는 시장을 주도하고 IPTV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서다.
2008년 11월 국내 최초로 IPTV 상용화에 성공한 KT는 현재 IPTV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런 시장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김훈배 KT 전무는 "8K는 방송시장에서 아직 고민이 많은 시장이지만, OTT에서도 8K 콘텐츠가 계속 생성돼 감탄사가 나올 정도의 화질을 보여주고 있다"며 "KT는 IPTV 1등 사업자로서 역할을 다하고 이런 시장을 이끌어가기 위해 8K를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AI 기술 등을 동원해 셋톱박스가 필요한 환경을 지속 강화하면 방송 채널, 홈쇼핑사 등 IPTV 시장에서 KT와 공생 관계에 있는 사업자를 지원할 수 있다는 생각도 있다.
김 전무는 "OTT가 활성화하면서 유료방송시장이 어렵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며 "미디어 포털 사업자로 진화한다고 선언한 KT는 셋톱박스 이용시간을 늘어나게 하면 저희와 공생하고 있는 채널, 홈쇼핑사도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고 새로운 광고 시장도 열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IPTV 셋톱박스를 고객과 AI를 연결하는 'AI 허브'로 진화시켜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고객 최우선 차원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해 글로벌 넘버원 수준의 미디어 라이프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