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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 자가면역 치료제 '스텔라라'의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본격 열렸다.
스텔라라는 지난해 미국 시장 매출 규모가 1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국내 주요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등이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뛰어들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Pyzchiva)'를 마케팅 파트너사인 산도스를 통해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고 25일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피즈치바의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스텔라라 개발사인 존슨앤존슨과의 특허 합의를 통해 이날 출시했다. 암젠의 '웨즐라나'와 테바 알보텍의 '셀라스디'에 이어 세번째다.
스텔라라는 면역반응에 관련된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한 종류인 인터루킨(IL)-12, 23의 활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판상 건선,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에 쓰인다. 연간 글로벌 매출 규모는 약 15조원(103억 6100만달러)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인 약 10조원(67억2000만달러)이 미국 시장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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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는 피즈치바 출시로 기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렌플렉시스·임랄디, 항암제 온트루잔트, 안과질환 치료제 바이우비즈를 포함해 미국 시장에서 총 5번째 제품을 출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커머셜 본부장 린다 최(Linda Y. MacDonald) 부사장은 "피즈치바의 미국 출시를 통해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미국 의약품 시장에서의 미충족 수요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 10조원 美 시장 두고 7개사 경쟁…셀트리온 출격 예고
현재까지 미국에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로 판매허가를 받은 제품은 총 7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피즈치바를 비롯해 3개 제품이 이미 출시됐다. 경쟁사 제품들도 속속 나올 예정이라 시장 쟁탈전이 본격화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스테키마'의 특허 합의를 완료해 출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이뮬도사'의 5월 출시를 예고한 상황이다. 프레지니우스 카비의 '오툴피', 바이오콘 바이오로직스의 '예신텍' 등도 상반기 내에 모두 출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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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앤존슨은 바이오시밀러 출시로 스텔라라 매출 감소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세계 의약품 판매순위 10위에 드는 블록버스터인 스텔라라 매출은 지난해부터 매출 감소가 시작됐다. 스텔라라는 2023년 108억5800만달러에서 지난해 103억6100만달러로 4.6% 감소했다.
스텔라라 글로벌 매출(미국 제외)은 지난해 3분기에 9억6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12% 줄었고 4분기에는 6억5000만달러로 28.3%나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유럽의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본격 열린 영향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3분기 피즈치바를 유럽 시장에 출시했다. 현재 유럽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중 점유율 43%로 바이오시밀러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미국 시장의 경우 민간보험회사들이 경쟁하는 구조인 만큼 시장 침투 속도는 유럽보다는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보험사의 처방 목록에 포함되기 위한 처방급여관리업체(PBM) 처방집의 빠른 등재 여부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존슨앤존슨은 지난 1월 실적 발표회에서 "올해 스텔라라 독점권 상실과 바이오시밀러 출시 영향으로 경쟁이 격화돼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면서 "그럼에도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