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삼성바이오에피스 피즈치바, 美 '프라이빗 라벨' 시장 뚫었다

  • 2025.05.08(목) 09:24

J&J와 '프라이빗 라벨' 제품 소송 승소
미국 주요 PBM 1~2곳과 계약 추정
파트너십·프라이빗라벨 '피즈치바' 확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연 10조원에 이르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미국 시장 선점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 글로벌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서 패소함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자체 상표(프라이빗 라벨)를 붙인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Pyzchiva)'는 미국 주요 처방약급여관리업체(Pharmacy Benefit Managers, PBM)의 프라이빗 라벨 제품으로 시장에 유통될 예정이다. 미국 PBM이 자체 브랜드로 유통하는 프라이빗 라벨 제품은 현재 미국내 바이오시밀러 확산을 위한 핵심 열쇠로 급부상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J&J와의 프라이빗 라벨 제품 소송 승소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이 지난 2월 바이오시밀러 관련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서 최근 승소했다. 

2023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J&J와 2025년 2월 22일부터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인 피즈치바를 미국 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합의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올해 2월 J&J와 자회사 얀센은 미국 뉴저지 지방법원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에 자체 상표(Private Label) 제품 판매 권한을 부여한 부분은 당초 합의되지 않았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말 미국 뉴저지 지방법원은 존슨앤드존슨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이번 소송전은 싱겁게 마무리됐다. 이번 판결은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사가 프라이빗 라벨 제품을 막기 위해 신청한 가처분 첫 소송 판결 사례로 알려졌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J&J가 본안 소송으로 끌고 갈 수는 있겠지만 법원이 가처분 단계에서 기각했다는 점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유리한 판결"이라면서 "프라이빗 제품 출시에는 문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판결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공급 확대를 막기 위한 글로벌 제약사의 공세를 저지한 것은 물론 프라이빗 라벨 제품을 통해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점할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프라이빗 라벨' 바이오시밀러 확산 핵심 열쇠 급부상

J&J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대로 뒤늦게 가처분 소송까지 나선 것은 이유가 있다. 미국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의 프라이빗 라벨 제품은 최근 오리지널 및 바이오시밀러 제품 매출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핵심 열쇠로 주목 받고 있어서다.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사로는 프라이빗 라벨 제품을 최대한 저지해야 바이오시밀러 확산에 따른 매출 감소폭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는 처방의약품의 등재, 분류, 삭제 등 목록 관리부터 제약회사와의 약가 협상, 약국 네트워크 관리, 보험 처리 등을 담당하는 미국 건강보험체계의 핵심 주체다. 미국의사협회(AMA)가 2024년 낸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보험 가입자의 69%, 고령자 공적건강보험(Medicare Part D) 가입자의 77%가 PBM과 연결된 보험사에 가입돼 있다. 특히 PBM은 의약품 처방, 유통 전반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가 유럽과 달리 미국에서 확산하지 못한 것도 PBM의 영향이 컸다. PBM은 오리지널의약품 개발사로부터 더 높은 리베이트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면서 바이오시밀러 확산에는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지속적인 약가 인하 압력과 이로 인한 리베이트 감소 등으로 시장 환경이 변화하자 PBM의 전략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높은 약가의 원인을 PBM의 리베이트 수취와 불투명한 수익구조로 지목하며 압박하고 있다. 

이에 따른 PBM의 새로운 전략의 핵심이 바이오시밀러 프라이빗 라벨 제품 출시다. 정부의 약가 인하 목표에 맞춰 바이오시밀러 확산에 기여하는 대신 줄어드는 수입은 프라이빗 라벨 제품 출시로 보전하는 것이다.

그 시작은 2023년 미국 씨브이에스 케어마크(CVS Caremark)의 계열사 코다비스(Cordavis)가 산도즈와 손잡고 휴미라 바이오시밀러(하이리모즈) 프라이빗 라벨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이를 통해 하이리모즈는 미국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CVS Caremark는 2024년 프라이빗 라벨 제품 확산을 위해 오리지널의약품인 휴미라를 처방 목록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씨브이에스 케어마크(CVS Caremark), 익스프레스 스크립트(Express Scripts), 옵텀알엑스(OptumRx) 3대 PBM이 시장의 80%가량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각각 코다비스(Cordavis), 쿠앨런트(Quallent), 누발리아(nuvaila)는 계열사를 통해 프라이빗 라벨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스텔라라 시장 개화…삼성, 파트너십·프라이빗 라벨 투트랙 전략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올해 초 본격 열렸다. 지난 1월 암젠의 '웨즐라나'를 시작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 '피즈치바', 알보텍의 '셀라스디', 바이오콘의 '예신텍', 셀트리온의 '스테키마' 등이 줄줄이 출시됐다.

존슨앤드존슨 2024년 실적발표에 따르면, 스텔라라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 규모는 약 15조원(103억6100만달러)에 달하며 그 중 미국 시장 매출이 약 10조원(67억2000만달러)을 차지한다. 스텔라라는 휴미라 이후 가장 큰 매출을 기록한 제품으로 그만큼 오리지널 및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유통사의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소송 결과로 프라이빗 라벨 제품 출시가 가능해짐에 따라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신영증권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피즈치바의 프라이빗 라벨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인 곳은 쿠앨런트로 추정했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피즈치바가 쿠앨런트뿐 아니라 코다비스를 통해서 프라이빗 제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코다비스를 통해 프라이빗 라벨 제품을 출시한 경험이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 피즈치바 파트너사인 산도즈가 그 주체다. 피즈치바가 미국 PBM 1, 2위 기업을 통해 프라이빗 라벨 제품을 출시한다면 시장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산도스와의 판매 파트너십과 PBM과의 프라이빗 라벨 판매라는 2가지 전략을 통해 빠르게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 초기부터 PBM과의 협력을 통한 프라이빗 라벨 제품 출시에 공을 들여왔다"면서 "그러한 노력이 이번 피즈치바 프라이빗 라벨 계약을 통해 현실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피즈치바의 미국 시장 조기 출시와 프라이빗 라벨 제품 출시로 올해 삼성바이오에피스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