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의 세 가지 충격파

  • 2013.06.19(수) 11:21

2013년 6월 미국의 출구 전략 가능성이 글로벌 경제 매트릭스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출구전략은 양적완화라는 작용에 대한 반작용으로써 대두되는 개념이다.

기본적으로 국채시장은 신규 국채를 경매로 판매하는 1차 시장과 이를 유통해서 거래하는 2차 시장으로 구분된다. 미국 양적완화 정책이란 연방준비은행(FRB)이 주로 1차 시장에서 신규 국채를 적극적으로 매입해 주는 정책을 의미한다. FRB가 국채를 매입해 주는 만큼 미 행정부로서는 큰 부담이 없다. 행정부 입장에서는 쉽게 빚을 만들어 현금을 사용할 수 있는 셈이고, 국채를 매입해주는 FRB의 자산은 부풀어 오르기 마련이다.

미국의 양적완화는 1차ㆍ2차ㆍ3차로 진행되었는데, 이중 3차는 2012년 9월부터 부동산 경기 회복을 목적으로 매달 400억 달러에 달하는 주택저당증권(MBS, mortgage backed securities)을 매입해 주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450억 달러 상당의 미 국채를 추가로 매입하고 있다. 즉, 한 달에 850억 달러에 달하는 신규 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실물경기가 부진해도 유동성의 힘으로 금융시장이 지지될수 있다. 기대했던 대로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유입도 순조롭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지나치게 부풀어 오른 FRB의 자산이다. 현재 FRB의 자산은 무려 3조 달러 이상으로써 실로 엄청난 자산 규모다. 이렇듯 자산이 부풀어 올랐으니 적당한 시점에서 자산 규모를 축소시켜 현금화할 필요가 있다. 이것을 출구전략이라고 부른다.

출구전략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기 쉬운데, 첫 번째 방향은 바로 직접적인 3차 양적완화의 축소다. 이는 신규 유동성의 격감을 의미하므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현재 실물경기가 침체되어 있어 그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두 번째 방향은 FRB가 보유한 국채와 채권을 시장에 내다 파는 것이다.

3차 양적완화를 진행하면서 FRB는 출구전략에 대한 두 가지 단서조항을 달아 두었다. 그것들은 미 실업률이 6.5% 이하로 하락하거나 혹은 인플레이션이 2.5%에 도달하는 것이다. 먼저 실업률은 미국의 제로금리를 통한 고용창출과 연관되어 있는데, 6월 기준으로 실업률이 7.6% 수준으로써 아직까지 목표치와는 꽤나 괴리가 존재한다.

다음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특히 2012년 유럽중앙은행이 도입한 전면적 통화거래(OMT)의 경우 불태화 조건 즉, 인플레이션을 제거하는 양적완화를 지향하고 있고,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역시 인플레이션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디자인되어 있어 인플레이션이 억제되어 있는 상황이다.

어찌되었든 현재 시점에서 이러한 두 가지 상황은 단기간에 만족되기 쉽지 않다. 게다가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유동성 감축 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아베노믹스가 시장의 강력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출구전략의 방아쇠를 당길 주인공인 벤 버냉키 FRB의장의 머리 셈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기본 배경 하에서 출구전략의 공포를 미리 확인해 보도록 하자. 기본적으로 미국은 매년 약 7천억 불 이상의 정부부채를 만들어야 국가가 운용되는 상황으로 이는 곧 미 행정부가 신규 국채를 지속적으로 발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일단 양적완화가 축소될 경우 미 국채에 대한 신규 투자자가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하게 되어 신규 국채 이자율이 상승하게 된다. 즉, 미 행정부의 국채 조달 비용이 인상되는 것으로 따라서 곧바로 시중금리가 인상된다. 출구전략이 공포로 둔갑하는 참새의 배꼽이 바로 ‘미국의 시중금리 인상’ 부분이다. 즉, 글로벌 경제 매트릭스의 거인인 미국에서 금리가 인상될 경우 블랙홀처럼 전 세계의 자금들을 빨아들이기 시작할 것이다.

출구전략 자체를 의심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미국은 1979년 2차 오일쇼크 이후 16%에 달하는 고금리로 인플레이션을 진화한 전력이 있고, 그 당시 미국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에 의해 전 세계적인 고금리가 횡행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은행이 보유한 미 국채를 시장에 매각할 경우 신규 국채의 이자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는 곧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야기한다. 한 술 더 떠서 이러한 시중금리 인상은 대체제 관계에 놓여 있는 미국의 신규 국채 이자율을 재차 높이는 연쇄효과를 촉발시킨다.

이제 글로벌 경제 매트릭스 내 주요국들의 대응방안은 단 한 가지 옵션으로 귀결된다. 그것은 바로 금리인상이다. 즉, 자국의 금리 수준을 높이지 않을 경우 외화자금 유출의 직격탄에 노출되는 셈이니 울며 겨자 먹기로 자국의 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다. 더불어 높아지는 신규 국채 이자율은 덤이다. 이미 6월 초 인도네시아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브라질 역시 단기성 외화 포트폴리오 투자에 6%를 부과하던 토빈세(IOF, tax on financial operation)를 전격적으로 폐지하고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특히나 미국의 양적완화 이후 헤알화 평가절상 드라이브에 시달리던 끝에 토빈세를 확대했던 브라질이 이를 선제적으로 폐지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그렇다면 향후 우리나라는 어떠한 상황에 놓일 것인가? 얼마 전 한국은행은 엄청난 비난을 감수한 끝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여전히 한국은행은 금리인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는 곧 미국의 출구전략이 돌고 돌아 우리나라의 금리인상 드라이브를 촉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잠시 생각해 보면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라 급속히 금리를 재인상해야 한다면 그 충격은 배가 될 것 아니겠는가?

우리나라에게는 크게 세 가지 충격이 발생할 것이다. 첫째, 우리나라의 국채 조달 비용이 급격히 상승할 수밖에 없다. 이는 우리나라의 신규 국채 이자율이 미국의 신규 국채 이자율보다 항상 높아야만 하기 때문으로 이것이 바로 약자가 처한 현실이다. 특히나 신정부가 20조원의 추가경정 예산의 대부분을 국채로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자금조달 압박이 가중될 것이다. 둘째, 부동산의 경우 금리인상으로 이자상환압박과 신규 부동산 대출 절벽에 노출되기 쉽다. 셋째, 금리인상이 늦어질 경우 증시에서 해외 자금의 유출이 발생할 것이다.

이미 6월 초 무디스가 우리나라 금융권의 신용강등 가능성을 이미 경고한 바 있다. 만약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과 금융권의 신용등급이 동반 하락할 경우 우리나라의 신규 국채 이자율은 더욱 높게 치솟을 것이다. 이는 곧 금리상승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 있음을 의미하고, 가계부채와 정부부채라는 쌍둥이 부채에 시달리는 우리나라로써는 사면초가에 내몰리기 십상이다. 작년에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올려 두었던 이유가 조금씩 구체화되는 상황이다. 바로 보수적인 투자관점을 지속해야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라고 하겠다.

임형록(hryim@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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