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5일 청와대 비서실장에 김기춘 전 법무장관(사진)을 임명하는 등 2기 비서진을 출범시킨 것과 관련,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특히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에 대한 평가에서 견해차가 컸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은 국회의원과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을 역임하며 입법부터 행정 분야에 걸쳐 탁월한 경륜과 역량을 갖춘 분"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반면 야당은 '초원복집 사건의 주역' '유신헌법을 초안한 분' '구시대 인물' 등이란 표현을 써가며 평가 절하했다.
각 당이 대변인을 통해 내놓은 입장은 다음과 같다 .
◇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
오늘 오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민정수석, 미래전략수석 및 고용복지수석의 인선 발표가 있었다. 오늘 임명된 신임 비서실장 및 수석들은 해당 분야에서 경륜과 능력을 갖춘 전문가로,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에 맞게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적합한 인사로 평가한다.
새로 임명된 김기춘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회의원과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을 역임하며 입법부터 행정 분야에 걸쳐 탁월한 경륜과 역량을 갖춘 분으로, 앞으로 비서실을 잘 이끌며 대통령을 훌륭하게 보좌할 것으로 기대한다. 박준우 신임 정무수석은 외교관 재직 시절의 협상력과 정무적 판단력을 바탕으로 청와대와 국회, 그리고 국민을 잇는 훌륭한 소통창구 역할을 하시기를 기대한다.
홍경식 신임 민정수석은 검찰 및 정부 고위공직자윤리위원으로 재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잡는 데에 탁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중략) 오늘로 새롭게 임명된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한 신임 수석들은 기존의 청와대 비서진과 함께 그동안 쌓아온 지식과 경륜을 바탕으로 대통령의 원활한 국정 수행을 위해 헌신적으로 보좌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
오늘 청와대는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민정수석, 미래전략수석, 고용복지수석을 새로 임명하였다.
먼저 임명 6개월 만에 이례적으로 비서실장을 경질한 이유에 대해서, 청와대의 납득할만한 설명이 우선되었어야 했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개인비리 때문인지 엄중한 정국상황을 초래한 부분에 관한 책임 추궁인지 여부를 밝혀야 할 것이다.
신임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의 핵심 자문 그룹인 7인회에 소속되어 왔던 구시대 인물이다. MB정권 때의 6인회 멤버들의 비극적 종말이 재현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과연 새로운 시대에 요구되는 경제민주화, 복지 정책 등 수많은 국정과제에 대해서 제대로 대처해 나갈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특히 검사시절 1972년 유신 헌법을 초안하신 분이다. 국회의원 시절에는 한나라당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였던 인물이다. 또한 1992년 14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당시 법무부장관의 신분으로 주요 영남 기관장들을 모아놓고 “우리가 남이가?”하는 지역조장성 발언으로 지역감정을 조장했던 유명한 초원복집 사건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과거에 많은 공작정치를 한 사람으로서 엄중한 정국상황에서 불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아닌지 우려스럽다.(중략)
이번 신임 정무수석 인사가 박대통령의 복심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이정현 홍보수석이 홍보수석 업무뿐만 아니고 실질적으로 정무수석 역할까지 수행하면서 장악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중략)
◇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
오늘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격 교체되었다. 한마디로 앞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비서실장의 자리가 모시는 대통령의 복심이고, 측근이라는 점을 백번 이해한다 하더라도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한 이번 인사는 국민들로써는 실망스럽고 암울하다.
그토록 유신과 단절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하셨다. 국민통합의 대한민국을 열겠다고 수백번 강조하셨다.
그런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과 달리 김기춘 실장은 유신헌법을 초안하고 유신의 잔재위에 뼈가 굵은 사람이다. 92년 법무부 장관 재임당시에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영남 기관장들을 모아놓고 ‘우리가 남이가?’라며 낡고 묵은 지역감정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며 국민 분열을 선도했던 사람이다. 민주주의 시대에 걸맞지 않은 공안검사 출신이다.
지금 온 국민이 국정원 대선개입으로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중략) 돌아온 것은 철저한 유신인사, 반민주 인사로 불통을 고집스럽게 밀고 가겠다는 응대이다. 지지부진한 국정조사에 대해 이제 대통령이 나서라는 야당들의 목소리를 이번 신임인사로 깔고 뭉개시겠다는 것은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