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이번 정기국회 통과 법안 중 생활경제에 밀접한 법안들을 살펴본다. 직장인이 자녀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만 6세에서 만 8세로 상향 조정돼 초등학교 저학년생 자녀를 둔 부모들도 육아휴직을 할 수 있게 됐다. 모든 국민이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권리를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는 문화기본법도 제정됐다. 또 구직자들이 회사에 제출한 서류를 불합격 시 되돌려 받을 수 있는 법안도 만들어졌다.
◇ 초등1~2 자녀 부모도 육아휴직 가능
국회 환경노동위가 제출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돼 육아휴직 대상 아동 연령을 현행 만 6세 이하에서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로 높였다. 다시 말해 만 8세 이하, 초등학교 1~2학년 자녀를 둔 부모들도 휴직 후 자녀를 돌볼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쌍둥이 이상 다태아를 출산한 여성의 출산휴가를 현재의 90일보다 30일 늘려 120일까지 보장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이와 연계한 고용보험법 개정안도 처리됐는데, 다태아를 출산한 경우 휴가 급여 지급기간을 60일에서 75일로 늘렸다.
| ▲ 지난달 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여성가족부 주최 2013 일·가정양립실천대회 간담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 문화 향유 권리, 국민 기본권
모든 국민이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권리, '문화권'을 국민 기본권으로 인정하는 문화기본법이 새롭게 제정됐다. 이 법안에는 문화와 문화권에 대한 정의, 국민의 문화 향유를 위한 국가의 책무, 5년 마다 문화진흥 기본계획 수립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문화예술인의 복지 확충을 위한 법안도 마련됐다. 대다수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예술인들의 복지환경 개선을 위해 이른바 '노예계약서' 관행을 막는 예술인복지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즉 제작자나 기획자들이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한 계약조건을 강요하거나, 수익분배를 거부 혹은 지연하는 행위, 예술창작활동을 방해하는 등의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 법안은 이같은 불공정행위 적발 시 시정명령 및 과태료 부과를 명문화했다. 이와 함께 예술인들이 산재보험이 가입할 경우 국가(한국예술인복지재단)가 보험료의 일부분을 지원하도록 했다. 또한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라 박물관, 미술관에 민간이나 기업들의 기부가 가능하도록 했다.
공익 저작물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도 통과됐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업무상 작성한 저작물은 공익 목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제작된 저작물인 만큼 저작재산권의 보호를 배제하고 납세자인 일반 국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한 것이다.
평생교육법 일부개정 법률안은 공부하는 직장인에게 폭넓은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취지에서 통과됐다. 사내대학 형태의 평생교육시설 입학 대상을 해당 사업장과 하도급 관계에 있는 업체의 종업원에게까지 확대했다. 한편 학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초중고교에서 학생 및 교직원 대상의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교육의 실시를 의무화했다. 또 교육감이 책임지고 관내 학교 재학생들의 학생건강 증진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했다.
◇ 구직서류 되돌려줘야
구직을 위해 회사에 제출한 서류를 불합격시 돌려 받는 내용의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도 처리됐다. 구직자들은 각종 증명서와 추천서 등을 불합격시 돌려 받을 수 있다. 구직자들은 채용 일정이 끝난 후 최대 3주 이내에 구직서류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청구한 날로부터 최대 3주 이내에 등기우편 등으로 받을 수 있다.
국회가 처리한 담배사업법 개정안에 따라 2015년부터 담배의 명칭에 저타르, 라이트, 마일드, 순 처럼 건강에 덜 유해할 것으로 오해하게 하는 수식어를 붙일 수 없게 됐다. 또 담배 꽁초로 인한 화재 예방을 위해 담배에 불을 붙인 채 일정 시간 흡입하지 않으면 스스로 꺼지는 '저발화 기능'을 모든 담배에 적용하도록 의무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