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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ENG 주주 이상기류..현대엠코 합병 순항할까

  • 2014.03.04(화) 09:02

산은, 합병 주총 불참..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
우리사주도 일부 반대..조건부합병 불확실성 커져

현대엔지니어링 주요주주인 KDB산업은행이 현대엠코와의 합병을 위한 현대엔지니어링 주주총회에 불참하는 등 주주들의 동향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합병 반대 주주가 6%를 넘으면 '없던 일'이 될 수도 있어 현대차그룹 건설 계열사간 합병을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열린 현대엔지니어링 주총에는 보유지분 72.55% 최대주주인 현대건설을 포한 주주들이 합병안건에 77% 이상 찬성, 현대엠코와의 합병안건이 승인됐다.

 

그러나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7.42%를 가진 2대주주 산업은행은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고 의결권 위임 등을 통해서도 찬반 여부를 주총에 전달하지 않았다. 14.12%의 지분을 가진 소액주주들의 찬반 지분율도 공개되지 않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 관련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이는 안건에 대한 찬반이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를 중심으로 합병 안건이 승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주들의 찬반 여부가 관심을 끄는 것은 이번 합병이 조건부이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합병 결정 당시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자신의 보유주식을 회사에 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금액이 1000억원을 넘으면 합병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 금액은 현대엔지니어링 합병 시 1주당 가격 40만3586원 기준 24만7779주로, 전체 지분의 6.13%에 해당한다.

 

지난달 4일 기준 산은은 현대엔지니어링 주식 30만주(7.42%)를, 1189명의 소액주주는 57만775주(14.12%)를 보유하고 있다. 산은 등 주총에서 합병 찬성으로 집계되지 않은 지분 23% 가운데 4분의 1 남짓(26.7%)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주총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 임직원들로 이뤄진 우리사주(지분율 5.13%) 가운데서도 6% 가량이 합병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 기간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합병을 계기로 처분해 현금화 하려는 수요가 상당하다는 의미다.

 

산은은 매수청구권 행사 규모를 두고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쥔 상태에서 합병을 무산시키는 것이 부담이지만 2003년 이후 10년 넘게 보유한 현대엔지니어링 주식을 현금화할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번 합병이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연결된 사안인 점도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고민을 깊게 하는 부분이다. 이번 결정은 산은을 통해 대기업 관련 '경제 민주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확인하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산은 관계자는 "국책은행으로서 투자이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결정도 부담이 크다"며 "매수청구권 행사가 끝나는 19일까지 다양한 변수를 재점검해 판단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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