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둔 지난 4월 서울 집값 상승폭이 전월에 비해 커졌다. 대출규제 강화 및 미국 금리인상, 대선 등의 불안요소가 지속됐지만 출퇴근이 편리하거나 환경이 나아질 걸로 기대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강세가 나타났다. 강남권 재건축에서 먼저 나타난 회복세가 영등포·마포 등지로 번지며 더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전세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신규 물량이 과잉공급된 지역을 제외하고는 봄 이사철 이주 수요가 늘면서 상승세가 지속됐다. 한국감정원과 KB국민은행 두 기관의 월별 조사 통계를 통해 4월 주택시장 전반의 흐름을 짚어봤다.
◇ 서울 상승률 '3월 0.13% → 4월 0.23%'
▲ 4월 전국 지역별 주택가격 변동률(자료:한국감정원) |
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10% 상승했다. 작년 10월 0.17%였던 월간 상승률은 지난 2월 0.01%까지 계속 떨어졌지만 3월 0.06%로 다시 상승폭을 키운뒤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서울 주택가격 상승률은 지난달 0.13%에서 0.23%로 급등했다. 권역별로는 수도권(0.15%)이 그외 지역(0.05%)에 비해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감정원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신규 입주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국지적으로는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본격적 이사 성수기에 교통 개선 개발 호재나 연내 관리처분인가 가능한 사업 진행이 빠른 재건축단지 등이 있는 지역 중심으로 지난달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시장조사에서 4월 전국 집값은 전월대비 0.04% 상승했다. 이 조사에서도 지난 3월(0.03% 상승) 이후 2개월 연속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 집값 상승률은 전월보다 0.02%포인트 높아진 0.10%였고 이를 포함한 수도권은 전월과 같은 0.06%로 나타났다. 인천을 제외한 5개 광역시 상승률은 0.04%로 전월보다 0.01%포인트 높아졌다. 기타 지방은 -0.03%로 전월에 비해 0.02%포인트 낙폭이 커지며 5개월 연속 약세를 이었다.
◇ 서울 중서부권으로 번진 집값 상승세
▲ 서울 구별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자료:한국감정원) |
감정원과 KB 조사 결과에서 수치상 차이는 있었지만 서울 중서부권에 위치해 거주자 출퇴근이 편리한 것으로 평가받는 마포구, 영등포구 등지의 강세가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마포 집값 상승률은 감정원 조사에서는 0.39%, KB 조사에서는 0.17%로 나타났다. 영등포는 감정원 0.40%, KB 0.16%의 월간 상승률을 보였다.
감정원 조사에서는 영등포와 마포에 이어 강서구(0.38%), 용산구(0.34%), 구로구(0.33%) 등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이보다 앞서 상승세가 나타난 강남권보다 상승폭도 컸다. 같은 기간 강남 3구는 서초구 0.30%, 강남구 0.24%, 송파구 0.23% 등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광역 지자체별로 보면 부산(0.28%), 강원(0.26%), 서울(0.23%) 등은 상승한 반면 충남(-0.10%), 경북(-0.07%), 대구(-0.07%) 등은 하락했다.
KB 조사에서 서울은 강남구(0.21%), 금천구(0.18%), 서초구(0.18%), 마포구(0.17%), 영등포구(0.16%)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강남권과 서울 중서부권 강세가 혼재된 모습이다. 경기도는 0.04%의 상승률을 보인 가운데 시흥(0.18%), 수원 장안구(0.14%)의 상승률이 높은 반면 안산 상록구(-0.10%), 일산동구(-0.07%)는 약세를 나타냈다.
광역시 중에서는 전월대비 부산(0.13%)과 대전(0.04%), 광주(0.01%)가 상승한 반면 대구(-0.06%)와 울산(-0.05%)은 하락했다. 기타 지방에서는 경북(-0.11%), 충남(-0.09%), 경남(-0.07%), 충북(-0.05%) 순으로 월간 집값 하락폭이 컸다.
▲ (자료:KB국민은행) |
◇ 세종, 전셋값 하락폭 가장 커
전국 전세가격은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0.07% 상승하며 지난달 대비 상승폭이 0.04%포인트 커졌다. KB 조사에서는 전월과 같은 0.02%의 상승률을 유지했다. 대체로 서울과 부산이 상승한 반면 세종, 충남은 하락했다.
특히 지난 겨울 이후 신규 입주 물량이 집중된 세종시 하락 폭이 컸다. 감정원 조사에서는 -2.74%, KB 조사에서는 -0.21%로 수치는 차이가 있으나 광역 지자체 중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내놨다.
광역지자체 단위로 감정원 조사에서는 강원(0.22%), 서울(0.18%), 부산(0.15%) 등은 상승한 반면, 세종을 비롯해 충남(-0.18%), 경북(-0.09%) 등은 하락했다.
KB 조사에서 전세가 변동률은 부산(0.08%), 서울(0.06%), 전남(0.06%), 강원(0.05%), 인천(0.03%), 광주(0.03%), 대전(0.02%), 경기(0.02%), 전북(0.02%), 울산(0.01%) 순으로 상승했다. 충북(0.00%)은 보합이었고 세종을 비롯해 경북(-0.14%), 충남(-0.10%), 경남(-0.08%) 대구(-0.03%)는 하락했다.
▲ 기타지방 전세가격 하락률 상위지역(자료:KB국민은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