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집값과 전셋값이 모두 다시 들썩이고 있다.
경기가 꾸준히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매수심리 회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애초 예상과는 달리 강한 규제보다는 현상유지에 일단 무게가 실리고 있는 데 따른 안도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셋값의 경우 재건축 재개발에 따른 영향이 컸다.
다만 지역별로 보면 새 정부의 공약사업인 도시재생 뉴딜정책 추진지역과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 등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전세시장 역시 정비사업이 활발한 수도권과 지방이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 서울 집값 상승률 '4월 0.23% → 5월 0.35%'
▲ 5월 전국 지역별 주택가격 변동률(자료:한국감정원) |
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14% 올랐다. 지난해 10월 0.17%를 정점으로 하강 곡선을 그리던 월간 상승률은 3월 봄 이사철을 맞아 상승 반전하더니 5월엔 상승 폭이 더 커졌다.
특히 서울 지역의 매매가격은 0.35% 급등했다. 전달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0.12%포인트나 더 올랐다. 수도권이 0.21%, 지방은 0.09% 상승했다. 세종의 경우 국회 분원 설치 공약으로 집값이 0.66%나 뛰었다. 4월 0.2%와 비교하면 3배가 넘는다.
감정원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과 경제지표 회복 등으로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그동안 묶여있던 유동성이 호재가 있거나 저평가된 지역,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의 조사를 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5월 전국 집값은 전월보다 0.05% 오르면서 지난 3월 이후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서울의 집값 상승률은 4월보다 0.06%포인트 높아진 0.16%였고, 수도권은 0.1%를 기록했다. 다만 인천을 제외한 부산과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5개 광역시의 집값 상승률은 4월 0.04%에서 0.02%로 오히려 떨어졌다. 기타 지방은 -0.04%를 기록하면서 6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 '개발 호재' 강서·강동구 집값 많이 올라
▲ 서울 구별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자료:한국감정원) |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 강동구와 강남구 그리고 인천 부평구와 연수구 등의 집값이 많이 올랐다. 강동구는 감정원 조사에선 0.5%, KB국민은행 조사에서는 0.29% 상승했다. 강남구는 두 조사에서 각각 0.46%와 0.3%의 월간 상승률을 보였다. 인천 부평구는 0.19%와 0.18%, 연수구는 0.07%와 0.14%씩 올랐다.
감정원 조사에서는 서울 강동구와 강남구보다 강서구(0.56%)와 영등포구(0.52%), 성동구(0.51%)의 상승률이 더 높았다. 강서구는 대기업 입주가 임박한 마곡지구 효과로, 성동구는 성수전략정비구역 효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 조사에서는 강남구와 강동구에 이어 서초구(0.26%)와 송파구(0.23%), 구로구(0.22%), 영등포구(0.22%)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광역 지자체별로 보면 감정원 조사에선 세종(0.66%)과 부산(0.39%), 서울(0.35%) 등이 오른 반면 경남(-0.10%)과 대구(-0.09%), 경북(-0.06%) 등은 하락했다. KB국민은행 조사에선 인천을 제외한 5개 광역시 가운데 부산(0.12%)과 대전(0.02%)은 올랐고, 대구(-0.07%)와 울산(-0.05%)은 하락했다. 경북(-0.11%)과 경남(-0.11%), 충남(-0.06%), 충북(-0.06%) 등은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 (자료:kb국민은행) |
◇ '입주 물량 폭탄' 세종 하락폭 가장 커
전국 전셋값은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0.07% 오르면서 지난 4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5월 상승률인 0.11%와 비교하면 0.04%포인트 내려갔다. KB국민은행 조사에선 5월 전셋값 상승률이 0.03%를 기록하면서 4월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감정원 조사를 보면 수도권은 0.17% 오른 반면 지방은 0.02% 내렸다. 특히 서울지역 전셋값 상승률은 0.24%에 달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0.09%포인트나 올랐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로 상승폭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에서는 부산과 강원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보합 또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신규 입주 물량이 집중된 세종이 -3.57%로 하락 폭이 가장 컸으며 경남이 -0.18%로 뒤를 이었다. 바다 조망과 쾌적한 환경 등에 따른 선호 현상으로 부산과 강원 등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KB국민은행 조사를 보면 수도권(0.06%)과 5개 광역시(0.01%)의 전셋값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세종(-0.12%)과 경북(-0.12%), 충남(-0.11%), 경남(-0.11%) 등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
▲ 기타지방 전세가격 하락률 상위지역(자료:KB국민은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