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주택시장은 대선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감과 저금리 기조 영향 등으로 매매 시장이 전반적으로 활기를 보였다. 특히 서울 강남권 재건축·재개발을 중심으로 집값이 꿈틀댔다.
지난 6월에는 서울 강동구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상승률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추월한 것이 특징이었다. 강동구는 지역내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데다 대규모 업무단지 조성사업도 함께 진행되며 신흥 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강남권 집값 상승이 수도권 집값의 상승세로 이어지며 지역별 양극화 현상은 더욱 뚜렷해졌다. 전세가격 역시 재건축, 재개발 영향을 받으며 정비사업이 활발했던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정부가 일부 주택시장에서 나타나는 과열을 겨냥해 조정대상지역 추가 등의 내용을 담은 6·19 대책을 내놓으며 강남권 등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장기적으로 지역별 양극화 현상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전국 집값 상승률 '5월 0.14% → 6월 0.21%'
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0.21% 올라 5월 0.14%보다 상승폭이 컸다. 작년 10월 0.17%였던 월간 상승률은 지난 2월 0.01%까지 줄곧 낮아졌지만 봄을 맞아 이사철 주택 구입 수요가 붙으며 3월 0.06%, 4월 0.10% 등 다시 상승폭을 키웠다.
감정원은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매수심리 회복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감이 확대되고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투자처를 찾지 못한 여유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며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 6월 전국 지역별 주택가격 변동률(자료:한국감정원) |
KB국민은행의 월간 시장조사에서 6월 전국 집값은 전월대비 0.17% 상승했다. 감정원 통계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 조사에서도 작년 12월 이후 둔화되던 상승폭이 지난 3월부터 다시 확대되는 추세를 보였다.
KB국민은행 조사에서 수도권은 전월보다 상승률이 0.22%포인트 높아진 0.32%를 나타냈다. 작년 11월 0.39% 이후 가장 높았다. 5개 광역시(인천 제외)도 0.06%로 전월보다 0.04%포인트 올랐다. 5개 광역시는 5월의 경우 전월의 0.04%보다 0.02% 떨어졌지만 6월에는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기타 지방은 -0.05%의 변동률로 5월부터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한국감정원과 KB국민은행의 이번 조사는 지난 6월12일 기준으로 6·19 대책 효과가 반영되지는 않았다.
◇ '재건축 호재' 강동구, 강남 3구 추월
▲ 서울 구별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자료:한국감정원) |
감정원과 KB 조사에서 수치상 차이는 있었지만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지역의 재건축 강세가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감정원 조사에서 세종(1.67%), 서울(0.66%), 부산(0.38%) 등은 상승한 반면, 대구는 보합(0.00%), 울산(-0.11%), 경남(-0.08%), 충남(-0.05%) 등은 하락했다.
서울은 경기회복 기대감과 불확실성 해소로 매수심리가 개선된 가운데,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재건축단지부터 시작된 상승세가 일반아파트로 확대되며 서울 전지역이 5월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재건축 호재 등의 영향으로 강남4구 전부가 1%를 넘기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강남구 1.42%, 서초구 1.01%, 송파구 1.04%, 강동구 1.44%를 기록했다. 경기도는 0.18%의 상승률을 보인 가운데 수원 권선구(0.22%), 광명(0.19%)의 상승률이 높은 반면 김포(-0.16%), 파주(-0.01%)는 약세를 나타냈다.
신규 분양, 입주 등 공급과다 영향으로 안성시(-0.07%)는 하락했으나 대선 이후 매수세가 회복되며 접근성이 양호한 광명시(0.61%), 하남시(0.42%), 과천시(0.41%) 등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KB 조사에서는 서울(0.55%), 인천(0.12%), 경기(0.17%)에서 모두 전월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광역시중 부산(0.18%)과 광주(0.09%), 대전(0.06%)은 상승한 반면, 울산(-0.13%)과 대구(-0.06%)는 전월대비 하락했다. 경남(-0.17%), 경북(-0.14%), 충북(-0.13%) 및 충남(-0.04%)도 하락하며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수도권내 세부지역에서는 강동구(1.16%), 성동구(1.12%), 노원구(0.94%), 강남구(0.89%), 성남 분당구(0.81%), 과천(0.79%)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강남 4구는 지역내 재건축 단지에 대한 가치 상승 기대감이 가격을 끌어올렸고 성남, 분당, 과천은 서울과 맞닿아 있는 입지적 장점과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기대감 등이 집값을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 전국 주택 가격 하락 및 상승 상위 지역(자료:kb국민은행) |
◇ 전세가격도 상승세..강동구 '최대'
전국 전세가격은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0.08% 상승하며 지난달 대비 상승폭이 0.01%포인트 확대됐고, KB 조사에서는 0.07%로 전월보다 0.04%포인트 올랐다. 신규물량이 과잉 공급된 지역 외에는 수요대비 전세물량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전월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는게 KB국민은행 분석이다.
전세시장에서 지역별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강동구의 상승세다. 감정원 조사에서 강동구는 지난 5월 0.37%에서 1.04%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KB 조사에서도 0.90%의 변동률을 나타내 전국에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정비사업 이주수요와 학군수요 등의 영향으로 지난 5월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는 게 감정원 설명이다.
수도권 전세시장을 살펴보면 감정원 조사에서 가격이 평균 0.1% 상승했다. 서울(0.29%), 인천(0.17%)은 상승한 반면 경기(0.12%)는 5월 대비 하락했다. 경기 하남시가 강동구 재건축 이주수요로, 성남시 분당구는 상승했지만 경기도 전체적으로는 신규 입주아파트가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서울에서는 강동구(1.04%), 관악구(0.50%), 양천구(0.40%), 강남구(0.40%), 송파구(0.40%) 등 강남권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부산(0.13%) 등은 상승한 반면 세종(-1.47%), 경남(-0.22%), 충남(-0.12%) 등은 하락했다.
KB 조사에서 수도권 전세는 0.15% 상승했다. 서울이 0.23%, 경기와 인천은 각각 0.08%, 0.10% 올랐다. 서울에서는 강동구(0.90%)와 광진구(0.45%)가 상승세를 보였다. 경기에서는 성남 분당구(0.31%), 일산 서구(0.28%)가 상승한 반면 과천(-0.71%)과 화성(-0.23%)이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기타 지방에서는 경남이 -0.29%로 하락세가 가장 컸고 세종(-0.28%), 경북(-0.15%), 충남(-0.04%), 충북(-0.03%) 순이었다. 이들 지역은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 6월 주택 전세가격 주요 상승 및 하락 지역(자료:KB국민은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