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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부동산]⑤쏟아지는 새 집…'역전세난?'

  • 2017.10.12(목) 08:36

수도권 외곽 등 국지적 역전세난 가능성
재건축 이주수요, 주거복지로드맵 등 변수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지 두 달이 지났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LTV(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축소 등 온갖 규제를 담은 대책답게 과열됐던 주택시장은 숨을 죽였다. 하지만 관망이 얼마나 갈지는 알 수 없다. 강남권 재건축은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가을 이사 성수기를 맞으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정부는 가계부채대책과 주거복지로드맵 발표를 준비중이다. 추석 연휴 전후 주택시장 분위기와 향후 전망을 짚어본다.[편집자]

 

올 가을 주택 전월세 시장은 보기 드물게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에서 지난달 전국 주택 전셋값은 전월보다 0.06% 올랐다.

 

이는 역대 9월 변동률로는 -0.49% 하락한 2004년 이후 13년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올들어 9월까지 전국 전셋값도 0.55% 상승하는데 그쳤는데 이 역시 13년래 최저 변동률이다. 재작년과 작년 같은 기간 변동률은 각각 3.72%, 0.94%였다.

 

이런 분위기는 적어도 올 겨울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나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무엇보다도 모처럼 공급물량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서 그렇다.

 

▲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 신축 아파트./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물량 앞에 장사 있을까"

 

일단 공사를 마치고(준공) 새로 입주하는 집이 많다. 새 집이 준공되면 전월세 물건으로 나오거나, 집주인이 직접 입주할 경우 기존 주택이 시장에 공급된다.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지난 8월 전국 주택 준공실적은 5만1587가구로 작년 같은 달(4만4141가구)보다 16.9% 늘었다. 아파트만 3만5148가구였는데 이는 작년보다 33.7%, 지난 5년(2012~2016년) 평균보다는 60.3% 많은 물량이다.

 

1~8월 누계 전국 준공주택은 35만3221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5% 많은 수준이다. 수도권은 16만8266가구, 지방 18만5955가구 등으로 각각 전년동기보다 1.7%, 15.4% 늘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2014년 즈음부터 늘어났던 주택 분양이 올들어 준공으로 이어지면서 전월세 시장에 신규주택으로 공급되는 것이 전세 수급안정의 가장 큰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준공물량은 올 연말까지 계속 늘어난다. 국토부 집계에서 올 10~12월(4분기) 입주 예정 아파트는 12만8692가구(조합물량 포함)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 증가한다. 특히 수도권은 6만8976가구의 아파트가 새 집들이 채비를 마친다. 작년 4분기보다 77.4%나 많다.

 

수도권의 경우 강남 접근성이 좋은 위례신도시(2820가구)를 비롯해 광주태전(1685가구), 인천송도(3750가구), 용인역북(2519가구), 인천서창2(1908가구), 평택동삭2(1849가구), 의정부민락2(1928가구) 등지에 대규모 입주물량이 포진해 있다.

 

지방은 세종시(2524가구), 아산테크노(1351가구), 충주기업도시(2378가구), 내포신도시(1709가구) 등 대형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충청권에 2만750가구가 몰렸다.

 

내년에도 전국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보다 16% 증가한 44만여가구가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 외곽이나 일부 지방에서 국지적으로 역전세난이 나타날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온다.

 

 
◇ '안정' 흐름 깰 변수는?

 

작년까지 늘어난 이른바 '갭 투자'도 전세시장 공급을 받쳐주고 있다. 갭 투자는 80~90%에 달하는 높은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을 바탕으로 소액의 자기자본만 들여 투자하는 방식이다.

 

대부분이 시세차익을 내려는 목적이어서 전세 만기가 되면 다시 전세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런 투자가 늘면서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경우도 줄었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3개월 후 아파트 전세가격 흐름을 설문조사한 KB국민은행의 '전세가격 전망지수'에서도 시장 안정 흐름이 엿보인다. 

 

이 지수는 지난 9월 99.4을 기록하면서 전월에 이어 100을 하회했다. 100을 기준으로 그보다 높으면 전셋값 상승, 낮으면 하락을 택한 응답이 많았다는 뜻이다. 부산, 대구, 울산, 경기, 기타 지방에서 전셋값 전망지수가 100을 밑돌았다.

 

한편으로는 중장기적으로 전월세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8.2 대책 이후 주택시장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다.

 

집값 상승 기대가 꺾이면서 집 사겠다는 사람이 줄어든다는 것은 그 만큼 전월세 시장에 눌러 앉을 사람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이는 전월세 시장에서 수급불안 요인이 된다.

 

또 서울의 경우 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면서 공사기간 동안 이주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게 국지적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 하반기 중 이주 개시를 예정한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재건축 단지는 4만8921가구다.

 

정부가 이달 발표를 앞둔 '주거복지로드맵'에서 주택임대차 제도 개편에 어디까지 손 대느냐도 전월세 시장 흐름에 변수가 될 수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제나 전월세 상한제 등의 도입시기가 빨라지면 과거처럼 초기 높은 전세금을 걸고 집을 내놓는 경우가 나타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월세 가격 상승여력이 적은 요즘 같은 때가 오히려 주택임대차시장 규제 도입에 적기라는 주장도 있다.

 

▲ 자료: 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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