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 인파가 몰릴 듯해 이른 시간부터 서둘러 나왔지만 관람을 위해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니 조금 더 빨리 나왔어야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출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새집을 마련하려고 합니다."(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거주하는 최모씨(42·남))
'사가정 센트럴 아이파크'를 방문한 예비 청약자의 얘기다. 청약 1순위 요건이 강화되는 등 청약제도가 강화됐지만 지난 주말 각 건설사들이 문을 연 모델하우스에는 적게는 수천명, 많게는 수만명의 인파들이 몰렸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에 '막차를 타야한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부동산업계와 분양업체에 따르면 지난 27일 전국에서 문을 연 모델하우스는 24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모델하우스에는 지난 27일부터 주말까지 예비 청약자 16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7일 오픈한 '고덕 아르테온' 견본주택에 3일 동안 4만2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첫날 1만2000여명, 둘째날 1만5000여명, 셋째날 1만5000여명 등의 방문객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고덕 아르테온은 올해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재건축 조합사업 물량중 최대 규모로, 오픈 전에도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견본주택에는 주말 내내 실수요자들의 인파 행렬이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내년부터 예상되는 대출규제 강화를 앞두고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 열기를 보여줬다는 반응이 나온다.
▲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지난 27일 오픈한 ‘고덕 아르테온’ 견본주택에 주말 3일 동안 무려 4만2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사진:현대건설) |
현대건설 관계자는 "방문객들은 중도금 대출 조건, 청약 1순위 여부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며 "중도금이 종전 60%에서 40%로 줄어들다보니 자신의 자금으로 중도금 납부가 가능한지, 1순위 자격 요건이 되는지 묻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SK건설이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공급하는 주상복합단지 '송도 SK뷰 센트럴'의 견본주택에도 개관 첫날 7000여명이 다녀가는 등 예비 청약자들 방문으로 북적였다.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하는 서울 중랑구 면목동 '사가정 센트럴 아이파크', 인천 부평 아이파크 견본주택에도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27일 부천시청 인근에서 개관한 주거복합단지 '부평 아이파크' 견본주택에는 오픈 첫 주말 3일 동안 예비청약자 1만8000여명이 방문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 면목3구역을 재건축해 공급하는 '사가정 센트럴 아이파크' 견본주택에도 오픈 후 3일간 3만2000여명의 수요자들이 몰려들었다.
현대산업개발 분양관계자는 "중랑구 면목동 일대는 노후주택이 밀집되어 있는 만큼 새 아파트에 대한 대기수요가 풍부하다"며 "여기에 1505가구에 달하는 대단지인 점과 아이파크만의 특화설게등이 적용된 만큼 뜨거운 청약열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림산업과 롯데건설이 서울 은평구 응암2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 견본주택에는 지난 27일 개관 첫날부터 5000여명이 다녀가는 등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 분양 관계자는 "예비 청약자들은 1순위 청약과 가계부채대책과 관련해 대출 문의가 많았다"고 말했다.
다만 불만의 목소리도 있었다. 신길동에 사는 예비청약자(52세·여)는"집단대출 시행 은행 등이 정해지지 않은 채 견본주택을 먼저 열었다"면서 "입주일도 상반기라고만 적혀있고 너무 불확실한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 상담사도 "상담을 해주고 있지만 대출 부분이 정해진게 없어 실질적인 상담은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27일 견본주택 개관한 '사가정 센트럴 아이파크'에 주말을 낀 3일 간 3만 2000여명이 다녀갔다.(사진:현대산업개발) |
지방 역시 예비 청약자들로 북적였다. 호반건설과 중흥건설이 컨소시엄으로 공급하는 '광주 그랜드센트럴'의 견본주택은 첫날 50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광주 그랜드센트럴 분양 관계자는 "광주 동구 재개발 첫 분양이라 관심들이 많은 줄 알았지만,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릴 줄 몰랐다"며 "4베이, 수납공간 등 최신 트렌드 반영된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평도 좋아, 하루 종일 상담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다음달에도 전국적으로 분양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다음달 전국에서는 총 54곳에서 4만3587가구(오피스텔 제외)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중 3만3393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이는 작년 동월 2만7168가구(일반분양기준) 대비 6225가구 증가한 수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소장은 "내년부터 대출규제가 본격적으로 강화됨에 따라 건설사는 연내 최대한 공급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내까지 견본주택에 많은 인파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