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내집마련하기 위해 왔어요. 도봉동에 사는데 주변에 신축아파트가 없어서요. 분양가격이 우리한텐 부담이긴해도 다른곳보다는 싸다고 하고요."(30대 초반 부부)
"청약가점이 66점인데요. 워낙에 일반분양 가구수가 적고 새아파트가 없어서요. 잘될지 모르겠습니다."(50대 부부, 노원 거주)
17일 오전 10시. 노원 꿈에그린 견본주택에서 만난 방문객들은 하나같이 오랜만에 나오는 새아파트에 대한 기대와 함께 경쟁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감을 나타냈다. 청약가점 66점이면 비교적 높은 점수인데도 걱정하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실제 상계 주공아파트중 첫 재건축아파트인 데다 일반분양 물량이 92가구에 불과해 청약 경쟁률은 물론이고 청약가점 커트라인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강북권이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는 가운데 새아파트 희소성이 부각하면서 서울 동북권 등으로 집값 상승세를 더욱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17일 오전 문을 연 노원 꿈에그린 견본주택. 청약희망자들이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 20평대 분양가 4억원대…인근 상계7단지 매매가 수준
한화건설은 이날 노원구 상계주공 8단지를 재건축하는 '노원 꿈에그린' 견본주택을 오픈하고 분양에 돌입한다. 지하 3층, 지상 30층 아파트 16개동 규모로 총 1062가구 중 조합원 829가구, 임대 141가구를 제외한 92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일반분양세대 전용면적은 ▲59㎡ 17가구 ▲74㎡ 8가구 ▲84㎡ 61가구 ▲114㎡ 6가구이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1815만원이다. 전용 59㎡의 분양가는 평형과 층에 따라 4억3000만원대에서 4억8000만원대 수준이다. 전용 84㎡도 5억6000만원대에서 6억4000만원 정도로 가격이 책정됐다.
인근에서 1년내 분양한 새아파트가 없어 분양가격을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 7월 분양한 '상계역센트럴푸르지오' 전용 59㎡의 조합원 입주권이 4억원 후반대에서 5억원대로 호가가 형성돼 있다. 인근의 준공 30년된 상계주공7단지 전용 49㎡가 4억3000만~4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저렴하다는 평가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 단 92가구 불과, 새 아파트 희소성 부각
문제는 일반분양 물량이 단 92가구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분양물량이 적은 데다 상계주공 재건축으로는 첫 분양단지인 만큼 새아파트 희소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인근에 80년대 지어진 아파트들이 수두룩한 가운데 유일무이한 새아파트인 셈이다.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가장 최근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는 지난 7월의 성북구 장위뉴타운 7구역에 공급하는 '꿈의숲 아이파크'다. 이 단지 1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14.97대 1이었다.
노원 꿈에 그린의 경우 7호선 마들역에서 10분거리, 더블역세권인 4호선, 7호선 노원역과는 1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단지 안에 상곡초등학교를 품고 있고 중계동 학원가와도 가까운 이점 등을 고려하면 청약경쟁률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견본주택에서 만난 한화건설측 관계자는 "새아파트가 지속적으로 공급된다는 시그널이 있으면 다음 기회를 노릴 수도 있지만 앞으로 또 언제 공급될지 기약할 수 없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더욱 몰리고, 집값도 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주변 집값 상승 부채질?
여름철 비수기인데도 강북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용산 영등포구 마포구 등은 개발호재로 인해 상승하고 있고, 서울의 외곽지역인 도봉 노원 강북지역은 '갭매우기'를 통해 집값이 오르고 있다.
부동산114 주간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이번주 도봉구가 0.27% 오르며 서대문(0.28%)에 이어 양천(0.27%)과 같은 수준으로 상승률 상위 2번째에 포진했다. 노원 역시 0.19%의 상승률을 보였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지금은 비강남 지역이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강북권에서도 덜 오른 도봉 강북 등에서 갭매우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원 꿈에그린에서 높은 청약경쟁률을 확인하는 경우 인근 주택시장 과열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상계주공아파트는 서울에서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는 손에 꼽히는 재건축 단지다. 현재 안전진단 강화 등으로 재건축 단지의 발이 묶였지만 최근 대치동 은마아파트, 잠실 주공5단지, 목동 등 재건축 아파트들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는 점도 이런 우려를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