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처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건물주가 일종의 '로망'으로 자리잡은지는 오래됐다. 여기에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건물주 만큼이나 '집주인'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20대에 얼마되지 않는 종잣돈으로 시작해 서울에 집을 여러채 보유하고 있다는 등의 얘기는 이제 부동산카페나 주변에서 심심찮게 들린다. 특히 이들중에는 정부가 공인하는 '주택임대사업자'들이 적지 않다.
정부는 지난해 8.2대책과 임대등록 활성화방안 등을 통해 다주택자를 겨냥해 집을 팔거나 임대주택 사업자로 등록할 것을 권고했다. 이후 상당수 집주인들은 집을 팔지 않았고 임대주택에 등록했다. 심지어 최근까지도 집을 추가로 구매해 임대주택에 등록하는 식으로 제도를 활용했다.
그렇다면 이런 '집주인'들은 과연 임대소득으로 얼마나 벌고, 또 얼마나 많은 세제혜택을 받은 걸까. 국정감사가 진행중인 요즘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과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를 통해 조금이나마 가늠해 봤다.
◇ 임대사업자 월소득 얼마나될까?
박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오로지 주택 임대소득만 있는 사업자'의 수입금액을 분석한 결과 집주인인 부동산(주거용) 임대사업자는 총 1만7072명이며, 이들의 수입금액은 5654억원에 달했다. 이들의 한달 평균수입은 276만원이며 연수입은 331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도 귀속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개인이 제출한 사업소득명세서를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임대등록 사업자와 등록한 주택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임대사업자의 수입도 더욱 늘어날 개연성 또한 큰 것으로 추정된다.
현행법상 주택임대소득 과세대상인 연간 임대소득 2000만원을 초과하는 사업자의 한달 평균 수입은 358만원이며 연수입은 4301만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기준시가 9억원 초과 주택 임대의 경우 사업장은 565곳에 달했고, 여기에서 나오는 평균 월수입은 388만원, 연수입은 4655만원에 달했다.
이같은 수치는 일반 근로자들의 근로소득과 비슷하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귀속 연말정산을 신고한 근로자 총 1774만명의 평균 월급이 280만원이고 연봉은 3360만원이었다.
박홍근 의원은 "집값 폭등으로 불로소득은 높아지고 근로의욕이 상실되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부동산 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를 지속적으로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년부터는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자에 대한 과세가 시행되고, 국토교통부의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 가동으로 신고되지 않은 집주인의 임대 및 소득 현황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들은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면서 임대소득을 얻은 것은 물론이고 세제혜택도 받았다.
박홍근 의원이 올해 1월~8월까지 주택임대사업자의 취득세 면제 및 감면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서울에서 신규로 주택을 분양받아 취득세를 감면받은 실적은 총 1만8071건이었고, 감면금액은 1125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지난해 임대등록 활성화 방안을 통해 주택 보유자가 4년 또는 8년 임대주택을 등록할 경우 취득세와 재산세, 임대소득세, 양도세, 종부세 등 5가지 세금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서초구는 638건으로 1채당 629만원을 감면받았고, 강동구는 884건, 1채당 473만원을 감면받았다. 신규로 분양받아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한 1만8071건의 주택 중 30%인 5502건이 강남 4구에 몰려있고 1채당 722만원을 감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강남권에선 마포구가 1906건으로 많았고 1채당 691만원을 감면받았다. 용산구는 421건, 466만원, 성동구는 337건 544만원을 각각 감면받았다.
서울에서 신규로 주택을 분양받아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45.2%는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4구와 마용성에 몰려 있는 셈이다.
박홍근 의원은 "강남 4구를 중심으로한 신규 분양 주택이 무주택 실수요가 아닌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에게 돌아간 것"이라며 "주택임대사업자 제도의 과도한 혜택이 임대사업자의 신규 주택 취득 수요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