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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사업 위축, 더 간절해지는 해외 수주

  • 2019.09.02(월) 14:41

민간 분양가상한제로 국내 주택사업 위축 불가피
해외 수주 중요성 더 커져…하반기 대형 성과 기대

건설업계가 첩첩산중이다. 해외시장에서 기대했던 수준의 성과가 여전히 나오고 있지 않은 가운데 국내 주택사업 위축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본격화되면 주택사업 수익성이 이전만 못해지고, 무엇보다 주택 정비사업 위축으로 먹거리 확보가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돌파구는 해외 시장에서 찾아야 하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더욱 간절해지고 있다. 그나마 하반기 발주가 예정된 대규모 프로젝트가 남아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 예상 밖의 부진, 해외건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일 기준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137억453만달러(16조6250억원)로 전년 같은기간(204억3333만달러, 24조7877억원)보다 33% 감소했다.

건설사별로는 현대건설이 해외시장에서 5조218억원어치의 일감을 확보하며 업계를 주도했다. 이는 연간 해외수주 목표치(13조1000억원)의 38.3% 규모다.

반면 GS건설은 해외시장에서 4560억원, 대림산업과 삼성엔지니어링도 각각 1305억원, 4755억원의 수주에 머물렀다. 대우건설도 상반기 전체 수주는 6조3814억원으로 만족할만한 수준의 성과를 얻었지만 해외에서는 5708억원에 그쳐 국내 사업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상황이다.

올 초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기대감은 컸다. 2016년 282억달러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작년부터 조금씩 회복세를 보였고, 올해는 국제유가 상승 등에 힘입어 중동 시장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와는 다른 환경이 펼쳐졌다. 발주 시장은 나쁘지 않았지만 예상했던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가 많지 않았다. 국내 건설사들이 여러 사업장에서 일감을 확보했음에도 수주 규모는 전년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이유다.

실제 이날 기준 올해 해외건설 수주 건수는 430건으로 작년(440건)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수주 부진은 발주시장 위축보다는 대형 공사가 부족했던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 주택 사업 위축 불가피…해외수주 '올인'

지난 몇 년간 해외수주 부진에도 국내 건설사 실적은 나쁘지 않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주택사업이 버팀목 역할을 했고, 원가절감 노력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이다.

하지만 부동산 규제 중심의 정부 정책은 건설사 입장에서 주택사업 불확실성 확대로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본격화되면 건설사들의 주택사업 위축은 불가피하다.

업계에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신규 주택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이는 주택시장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주택공급 주체인 건설사들에게도 타격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사업규모가 큰 주요 지역 주택 재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등)이 속도를 늦추면서 주택사업 부문 일감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여기에 분양가 하락으로 건설사들의 돈벌이도 이전 수준을 기대하기 힘들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분양가 상승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건설사들의 주택‧건축사업 실적이 물량 감소와 가격 하락이라는 부정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며 분양가상한제로 향후 주택 실적 둔화 우려가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해외 수주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 하반기 국내 건설사들이 기대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여럿 있다는 점에서도 업계에선 해외 수주에 대한 관심이 크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 초부터 굵직한 해외 수주는 하반기에 몰려 있어 앞으로 남은 기간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느냐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당분간 주택 사업 위축이 불가피한 까닭에 해외 수주에 좀 더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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