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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누른줄 알았더니 거래만 '눌렀다'

  • 2019.10.10(목) 17:32

잇따른 부동산 규제에도 집값 안정보단 거래침체 불러
주산연, 규제 확대정책보단 '거래 정상화' 제언

'6‧19 대책(2017년), 8‧2 대책(2017년), 9‧13 대책(2018년), 8‧12 대책(2019년), 10‧1 대책(2019년)….'

현 정부들어 2년여 동안 다섯 번의 굵직한 부동산 대책을 내놨으나, 집값 안정보다는 거래 침체만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추가 규제보다는 '공급 확대'를 중심으로 한 거래 정상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 특정지역 청약 과열 등을 고려해 지역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 '규제' 셀 수 없이 했지만…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은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한 정책대안 모색 세미나'를 개최하고 새롭게 개발한 주택매매거래지수(HSTI)를 통해 현 주택시장을 진단했다.

권영선 주산연 책임연구원은 "최근 가격 안정을 위한 규제강화 기조가 지속되면서 거래감소에 대한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며 "현재 주택거래시장은 전국적인 침체상황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HSTI를 통해 거래수준을 진단한 결과 올해 상반기 전국 매매거래 지수는 0.63으로 기준선(1.0)을 크게 하회한 '침체 2단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HSTI는 1을 기준으로 기준거래수준(2008~2017년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1을 초과할 경우 활황기인 것으로 해석한 주택거래의 질적 측정 지표다.

주산연에 따르면 서울 서초(0.37), 강남(0.40), 노원(0.44), 성남 분당(0.27), 안양 동안(0.40) 등 수도권 규제지역들은 기준 거래값 대비 절반 미만의 거래를 보였으나 가격은 최근 상승세로 전환했다.

권 책임연구원은 "서울과 수도권은 실질적인 거래 없이 호가만 상승했기 때문에 가격 회복세만으로 주택시장 회복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대부분의 규제지역이 거래 침체와 가격 상승이 함께 나타나는 반면 부산 3개구, 경기 고양시, 화성시는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침체 장기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덕례 주산연 선임연구위원은 "거래는 줄어드는데 가격이 오르는 것을 정상시장이라고 할 수 없으며 주거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정부는 고분양가 관리지역, 규제3개 지역(조정대상‧투기‧투기과열), 미분양 관리지역 등 여러 지역과 지구에 규제를 통해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있다"며 "이런 지역에 적용되는 규제의 가지 수는 헤아리기 힘들정도로 많고, 규제 3개 지역에서만 총 38개의 규제가 적용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기(2001~2008)에 오히려 주택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고, 경제성장률을 상회하는 주택가격의 일시적 급등현상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 다주택자 집 팔랬더니…

정부의 규제가 가격 안정보다는 여러 부작용만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주택자에 대한 조세 부담,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대출 규제 등은 주택 매매 활성화보다는 증여 확대 등의 풍선효과를 야기했다고 봤다.

김덕례 선임연구위원은 "다주택자에게 조세를 부담해서 여분의 주택을 팔게 해 거래를 유도했지만, 다주택자는 보유‧매도‧증여‧임대 4가지 선택지 중 증여와 임대주택 등록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도소득세 중과 이후 서울에서 주택가격이 더 오르고 지방에선 오히려 하락하며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고 분석했다.

권영선 책임연구원도 "서울 강남권, 경기 신도시 등 도심권은 매매거래 수요가 일부 증여거래로 전이되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규제지역만 봤을 때 강남권에선 10년 평균 대비해 3~4배 수준, 경기도에선 신도시를 중심으로 10배 수준으로 증여가 늘어나는 등 정책적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심권의 매매거래 수요는 일부 증여거래로 전이되고, 매물감소 현상이 발생하면서 실수요자의 주거 이동성까지 악화시켜 결국엔 거래시장의 건전성을 악화할 수 있다"고 봤다.

◇ "활성화 이전에 안정화부터"

중장기적인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선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덕례 선임연구위원은 "서울에선 노후주택 50만채 중 26만5000채가 아파트이기 때문에 아파트 노후 정비가 시급하다"며  "소규모 정비사업, 도시재생 등 정비사업 정상화를 비롯해 협동조합 공유주택, 청약제도 개편 등을 검토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밖에 ▲광의적 실수요자 재정의 ▲규제지역의 LTV상향 조정 및 중도금·잔금대출 규제완화 ▲거래세(취득세, 양도세) 인하 ▲지방미분양 해소 지원 대책 ▲지방 조정대상지역 해제 또는 대출규제 완화 등의 방안도 제시했다.

정책 발표 시 중장기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주제 발표 후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거래 활성화 이전 안정화부터 필요하다"며 "5년~10년 내다보며 장기적 효과를 볼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에 따른 장기적, 단기적 효과를 나눠서 발표하고 긍정적 효과뿐만 아니라 부작용 등도 함께 알려줘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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