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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사업의 운명 바뀔까…창신동·숭인동은?

  • 2021.01.25(월) 10:56

'개발 아닌 재생' 여전히 낙후…공공재개발도 막혀
주민 반발에 시장 후보들도 "개발"…"큰틀 바뀌기 어려워"

도시재생사업에도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원형 보존'을 고수하는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오히려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뜩이나 수도권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 재생보다는 개발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서울시장 후보들도 재개발사업에 힘을 실으며 기대감이 움텄다. 

하지만 수천억원이 투입된 도시재생사업을 현실적으로 전부 뒤집긴 어려워 도시재생에 정비사업을 결합하는 식의 정책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된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 주택가. 도시재생사업으로 주택가에 벽화 작업을 진행한 모습./창신동 공공재개발 추진카페

◇ "도시재생? 청년들 다 빠져나갔다"

서울 창신·숭인, 가리봉동, 서계동, 남구로 등 도시재생지역들로 구성된 '도시재생구역 해제 연대'는 도시재생구역 해제 및 공공재개발 참여 요구를 하고 있다.  

서울시는 뉴타운, 재개발구역이 해제되거나 일반 노후 저층주거지 등 스스로 정비가 어렵고 재생이 시급한 지역을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지정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도시재생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도시재생 뉴딜사업)이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핵심사업으로 '개발' 보다는 원형 보존을 기반으로 '재생'하는 게 사업의 취지다. ☞관련기사 도시재생 말고 공공재개발!…'유턴' 요구하는 이유 

하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 오히려 곳곳에서 난개발, 슬럼화 등을 지적하며 '실패한 사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후 주택, 낙후 골목을 개발하는 게 아니라 일부 '수선'한 정도에 그쳤기 때문이다.

서울도시재생포털에 따르면 주거지재생형 8곳의 성과는 대부분 기념관, 주민공용시설, 복합공간, 지원센터 건립 등으로 주택을 새로 짓거나 골목을 정비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도시재생의 한계를 느낀 지역 주민들은 공공재개발을 '돌파구'로 삼았지만 이마저도 막혔다. 

구로구 가리봉동5구역, 용산구 서계동, 종로구 창신동, 종로구 숭인동 등이 공공재개발 사업을 신청했으나 서울시와 구청이 '중복지원'이라는 이유로 반려했다. 공공재개발사업은 '도시재생인정사업'이 포함되는데, 도시재생인정사업 대상지역은 '도시재생활성화지역이 아닌 지역'으로 한정했다.

창신·숭인동 공공재개발 추진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서울시와 종로구청을 상대로 '2020년 공공재개발사업 후보지 공모사업 대상 제외 회신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청구'를 신청했다. 도시재생구역 해제 연대도 단체 행동 등을 계획 중이다. 

강대선 창신동 공공재개발 준비위원장은 "창신동은 동네가 슬럼화되고 하수구 부식 등으로 비가 오는 날이면 오물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도시재생사업으로 남은 건 벽화, 기념관 등 뿐"이라며 "청년들이 다 빠져나가고 창신초등학교 학생 수는 10년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건물을 철거하고 골목을 정비해서 개발해야 할 부분이 명확히 있는데 원형보존에만 얽매이다 보니 도시재생에도 실패했다"며 "이번에 제기한 행정심판에서 패소하면 소송을 불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시장 예비후보들 "도시재생 말고 재개발"…"큰 변화 힘들어"

여기에 서울시장 후보자들도 재개발 쪽으로 시선을 보내면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행보로 각각 종로구 사직2구역, 용산구 서계동 도시재생사업 현장을 찾아 도시재생사업의 미흡한 점을 지적하고 재개발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 자리에서 안철수 대표는 "재개발이 필요한 지역에 도시재생만을 고집하다 보니 주민들의 안전까지 위협받게 됐다"며 "주민들도 원하지 않는 부분들은 주민 총의를 바탕으로 해서 바꾸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이 지역 주민들이 안전을 확보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재개발을 원하고 있으니 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도시재생사업에서 큰틀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도시재생사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며 "동네 원형을 유지하면서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기존 도시재생의 주택공급 기능을 한층 보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도시재생의 뼈대를 유지한채 주택공급 기능을 강화하는 차원이어서 공공재개발 등 적극적인 개발을 원하는 해당 사업지 주민들의 '바람'과는 결이 다르다.

도시재생사업지 한 주민은 "대통령의 기조가 도시재생을 더 장려한다는 것이어서 서울시장이 이를 반대로 할 수 있겠느냐"며 "도시재생은 유지하고 일부 개발하는 수준의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내달 공급대책에는 도시재생과 연계한 정비사업 정도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정부나 서울시가 진행 중인 방향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올해 10여 곳의 '관리형 주거환경개선사업 구역'에 도시재생과 주택공급을 결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도시재생사업 대상지에 소규모 정비사업 등을 접목할 수 있도록 도로 정비 등 여건을 마련해주는 식이다. 

정부도 주택 공급과 결합한 도시재생 사업을 시범(대전역 쪽방촌)적으로 추진 중이다. 서울에선 중랑구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사업을 자유주택 정비와 도시재생을 합쳤다.

이태희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도시재생은 쇠퇴하는 도시를 살리기 위한 것으로 그 수단과 방식은 지역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물리적 환경개선의 경우 철거형 재개발, 리모델링, 수복형 개발 등 다양화할 수 있고 지역환경에 맞는 적절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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