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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갈 길 바쁜'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 2015.06.23(화) 10:30

재무구조 개선으로 신용 등급 끌어올려야
루브리컨츠 매각 혹은 상장 저울질

‘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핵심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의 상장과 매각을 고민 중인 SK이노베이션 정철길 사장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앵커>
지난해 말, 위기에 빠진 SK이노베이션의 구원투수로 정철길 사장이 투입됐죠. 정 사장은 올해 재무구조 개선을 천명하며 각종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있는데요. 그 중심에 윤활유사업 담당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가 있습니다. 자세한 얘기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워치> 노명현 기자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앵커1>
정철길 사장이 지난 달 기자간담회를 열었죠. 당시 SK이노베이션의 기업 가치를 30조원 수준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자세히 좀 알려주시죠.

<기자1>
네, 당시 정 사장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북미 광구를 중심으로 한 신규투자를 병행하겠다고 말했는데요.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순차입금을 6조원 수준으로 줄인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마련된 재원과 함께 올해 사업에서 번 이익으로 과감한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는 게 정 사장의 설명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의 포항물류센터 부지를 매각했고, SK 인천석유화학 유휴 부지, 인천 물류센터 부지 등도 매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페루 TgP의 지분 전량을 2780억원에 팔았습니다.

 

하지만 각종 유휴자산 매각 등을 합쳐도 애초 계획했던 2조원 가량의 순차입금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은 상태인데요. 이런 이유로 신규 투자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2>
그렇군요. 정 사장이 이렇게 재무구조 개선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뭡니까? 장기적으로 정유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인가요?

<기자2>
넓은 범위에선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 사장은 현재 정유업계는 구조적 위기에 빠진 상태라고 진단했는데요. 중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저성장에 따른 수요 감소, 미국의 셰일혁명과 글로벌 설비 증설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정 사장은 북미 광구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는데요. 저유가로 평가가치가 낮아진 광구를 쌀 때 매입해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낮은 신용등급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지난해 말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Baa2→Baa3)을 한 단계 떨어뜨렸고, S&P 역시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신규 투자를 활발히 하려면 신용등급을 끌어올려야 하는 탓에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앵커3>
그렇군요. 신용등급을 끌어올려야 투자를 활발히 할 수 있다, 이런 얘기 같은데요.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으로 SK루브리컨츠가 떠올랐죠? 애초 상장을 준비하고 있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어떻게 되고 있는 겁니까?

<기자3>
SK이노베이션은 루브리컨츠의 상장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 역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인데요. 시장에선 루브리컨츠 상장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이 7000억~1조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일 MBK파트너스가 SK이노베이션에 루브리컨츠의 지분 매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는데요. MBK가 제안한 금액은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상장했을 때 보다 두 배 이상 많았습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지난 주 협상을 중단했다고 공시했는데요. 양측이 제시한 가격이 맞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4>
실제 협상에선 원하는 금액을 맞추지 못했다, 루브리컨츠가 나름 돈을 잘 버는 회사여서 정 사장이 싼 값에 넘기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내부 반발도 있다는 얘기도 들리고요. 어떻습니까?

<기자4>
SK루브리컨츠는 지난해 28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주력인 석유사업에서 1조원 가까이 적자를 내고 화학사업 역시 주춤한 가운데 윤활유 사업이 효자 노릇을 한 것인데요. 특히 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 사업군 가운데 가장 글로벌한 사업으로 꼽힙니다. 자사 브랜드인 '지크(ZIC)‘는 사우디에 수출돼 중동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루브리컨츠를 매각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시장에서도 매각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하는데요. 매각 이후 윤활기유 사업만큼 글로벌 지배력을 가진 사업을 발굴하기 어렵고, 매각하게 되면 정유와 화학사업 비중이 더욱 확대돼 실적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조직 내부에서 정철길 사장의 구조조정을 못마땅해 하면서 루브리컨츠 매각을 반대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는 상황입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루브리컨츠의 상장과 매각을 동시에 검토한다는 입장인데요. 최상의 결과를 끌어내야 할 정 사장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앵커 마무리>
그렇군요. 앞으로 SK루브리컨츠와 관련된 SK이노베이션의 선택, 지켜보죠. 지금까지 비즈니스워치 노명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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