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윤활유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SK루브리컨츠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1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MBK파트너스로부터 루브리컨츠의 매각 제안을 받았고, 현재 매각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매각은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루브리컨츠 지분 100% 가운데 75% 정도를 MBK에 넘기고 25%는 계속 보유하는 형태다. 매각 대금은 2조5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후 MBK가 루브리컨츠의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면 SK이노베이션은 추가 자금을 마련할 수 있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넘겼던 지분을 MBK로부터 다시 되사올 수 있는 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 2009년 SK에너지의 윤활유 사업을 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지난해 주력사업인 정유와 화학사업이 정제마진 및 파라자일렌(PX) 시황 악화로 부진의 늪에 빠졌음에도 SK루브리컨츠는 선진 시장을 공략하며 영업이익 2898억원을 달성했다.
지난달에는 프리미엄 윤활기유인 유베이스(Yubase++)를 바탕으로 자체 윤활유 브랜드인 ‘지크(ZIC)'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 중동 시장 공략을 준비하기도 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역시 “윤활유는 여러 사업군 가운데 가장 글로벌한 사업으로 지속해서 시장을 확대해 갈 것”이라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순차입금을 8조원에서 6조원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포항물류센터 및 인천석유화학 공장 부지 등 유휴자산을 매각했고, 현재도 추가적인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시장에선 작은 규모의 자산을 파는 것보다 대규모 사업 자산 매각 등이 있어야 목표했던 재무구조 개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SK이노베이션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휴자산 매각과 함께 SK루브리컨츠의 상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
루브리컨츠는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기업공개 대상이었다. 시장에선 SK이노베이션이 루브리컨츠의 상장으로 7000억~1조원 가량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MBK파트너스가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함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고민이 깊어진 것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루브리컨츠의 상장과 매각 등 여러 방안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매각이 공식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