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사외이사에 선임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스스로 물러났다.
3일 농심은 라 전 회장이 사외이사 후보에서 자진사퇴했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29일 농심이 사외이사 후보로 라 전 회장을 추천한지 6일만이다.
라 전 회장의 발목을 잡은 것은 참여연대였다. 지난 2일 참여연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라 전 회장이 치매 환자라서 소환조사를 할 수 없다고 검찰이 변명했지만, 보란 듯이 한 대기업의 중요 임원직으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이어 “농심이 소환조차 응할 수 없는 치매 중증 환자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리가 없다”며 “검찰이 라 전 회장을 봐주기 해왔다는 의혹도 더욱 짙어지고 있다”며 농심을 압박했다.
앞서 참여연대는 2010년 신한사태 당시 라 전 회장 등이 최고 권력층에게 조직적인 로비를 한 정황이 담긴 ‘USB' 문건 중 일부를 공개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라 전회장이 치매를 앓고 있다며, 소환 조사를 미뤄왔다.
이 가운데 농심이 라 전 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자, 참여연대가 “검찰의 해명이 거짓말로 드러났다”고 나선 것이다.
농심 관계자는 “이날 오전 라 전 회장이 회사측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혀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