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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에 꽂힌 편의점, 다이소 제칠까

  • 2024.11.29(금) 07:10

'관광 필수 코스' 떠오른 편의점
뛰어난 접근성…'잘파세대' 공략
상품 차별화 주력…경쟁력 강화

/그래픽=비즈워치

편의점업계가 화장품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제품군 강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 주된 고객층인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는 물론 K뷰티 관심도가 높은 외국인들 사이에서 화장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편의점들이 화장품 시장에서의 세력 확장을 꾀하면서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생활용품업체 다이소와의 향후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일어날지 관심사다.편의점의 변신

과거 편의점에서 화장품을 사는 일은 그리 흔치 않았다. 여행을 갔을 때나 화장품을 구매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비상용으로 구매해 사용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편의점에서 파는 화장품 카테고리가 눈에 띄게 강화되고 있다.

일례로 CU는 세럼과 크림을, GS25에선 마스크팩과 올인원 로션, 이마트24는 에센스 등을 판매하고 있다. 화장품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세븐일레븐은 뷰티에 특화된 매장을 열기도 했다.

특히 편의점의 강점인 '접근성'에 '가성비'를 더한 것이 눈에 띈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비교적 주머니가 가벼운 잘파세대의 소비 특성을 반영한 결과다. 즉,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찾을 수 있는 편의점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이런 전략은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이달(1~27일) 기준 CU의 화장품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6.3% 증가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각각 20% 성장했다. GS25는 지난 1일부터 21일까지 화장품 매출이 42.5% 늘었다.

업계에선 편의점의 화장품 사업이 다이소와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한다. 다이소가 가성비 상품들을 앞세우고 있는 데다 주력하고 있는 고객층도 겹치기 때문이다. 다이소는 2021년부터 5000원대 이하의 화장품을 판매해오고 있다. 한때 입소문을 타며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브이티(VT) '리들샷 세럼', 손앤박 '컬러 밤'의 제품 가격도 각각 3000원에 불과했다.

이런 박리다매 전략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실제로 지난달 말 다이소의 기초화장품 누적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0% 증가했다. 색조는 130% 늘었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저가 화장품 시장의 구도가 재편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K뷰티의 성지'로 떠오른 다이소가 편의점과 함께 외국인 사이에서 '여행 시 방문해야 할 필수코스'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기대와 우려 공존

편의점업계는 화장품 사업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의 특성 덕분에 고객이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화장품 구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전국에 5만개가 넘는 편의점이 포진된 만큼 고객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의 상품 전개도 가능하다.

이에 편의점업계는 뷰티 제품군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CU는 온라인 위주로 판매를 진행하는 중소 협력사를 중심으로, 이마트24는 전문 브랜드와 협업에 나선다. GS25는 바디케어 브랜드와 손잡고 여행용 스킨케어, 소용량 기초화장품 등 편의점 전용 화장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세븐일레븐 뉴웨이브 오리진점./사진=세븐일레븐 제공

세븐일레븐의 경우 차세대 가맹 모델 '뉴웨이브'를 기반으로 한 상권별 맞춤형 매장을 통해 화장품 상품 구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은 현재 젊고 트렌디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가맹점 경쟁력 증진을 목표로 뉴웨이브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현대인 소비 감성에 맞춘 상품 구성과 현대적 인테리어를 적용한 '세븐일레븐 뉴웨이브 오리진점'을 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점포 수가 많을수록 협력사의 매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다양한 협력사들이 편의점에 상품 입점을 바라고 있다"며 "우수한 상품력과 차별화된 제품들을 편의점에서 출시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맹점주 사이에선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다이소에서 전개 중인 제품들을 편의점에 강화해 고객 유입과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지만 레드오션이 된 화장품 시장에서의 유의미한 성장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고객이 원하면 발주를 넣을 순 있으나 화장품의 경우 먼저 나서서 발주하진 않는다"며 "아직까지 편의점에서 화장품을 찾는 고객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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