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유명 관광지인 '와이탄'에서 바라 본 한 빌딩 외벽으로 '신라면' 옥외 광고가 나오고 있다. (사진 = 농심) |
4일 농심은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1억8000만 달러(195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고 밝혔다. 2013년보다 28% 증가한 수치. 1999년 상해공장을 독자법인으로 전환한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이다.
최근 들어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농심 중국법인 농심차이나는 지난 2011년 매출 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진출 15년 만에 매출 1억 달러를 넘긴 것. 이후 매년 두자리대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2억3500만 달러)를 달성하면, 1억 달러 돌파 4년 만에 2억 달러 고지를 밟게 되는 것이다.
가속도의 원동력은 ‘시장 개척’이다. 북경과 상해 등 연안 대도시 중심에서 서안, 성도 등 내륙지역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회사 측은 “‘신라면’을 무기로 중국 서부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며 “작년 초부터 ‘해를 따라 서쪽으로’라는 슬로건도 내걸었다”고 설명했다. 서부내륙시장에서 농심 라면을 취급하는 특약점(중간 도매상)은 2배 늘었고, 매출도 덩달아 2배 뛰었다.
농심은 중국 조직에 힘을 싣고 있다. 작년 말 중국사업부문을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격상했고, 중국전략팀을 신설했다. 올해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화동지역(소주, 항주, 남경 등) 판매조직을 강화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사천성, 귀주성, 호북성 등 서남부 지역도 공략할 방침이다.
농심은 중국을 발판으로 아시아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세계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전 세계 라면소비량은 약 1055억개이다. 이 중 아시아 국가에서 소비되는 양이 87%에 달한다. 아시아는 ‘세계 최대 라면시장’이다. 아시아 시장을 두고 농심은 일본 라면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소비자도 한국 사람만큼 라면을 좋아한다. 국민 1인당 라면 소비량은 한국(74.1개)에 이어 베트남(60.3개), 인도네시아(57.3개) 순이다. 올해 농심은 홍콩, 대만, 필리핀, 태국, 호주 등에 신라면 맛을 전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해외(중국 포함)에서 매출 6억5000만 달러(7055억원)를 거두겠다는 계산이다. 이는 작년보다 32% 증가한 수치다.
농심은 올해 중국 생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올해 7월 백두산 생수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2만 톤을 생산할 수 있다. 농심의 생수 브랜드 ‘백산수’를 ‘신라면’에 버금가는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계획. 상해와 북경, 연변 등에서 '백산수'를 집중 공략한다. 올해 중국 내 백산수 매출 목표는 2800만 달러다. 회사 측은 “백산수는 농심 중국사업의 제2의 엔진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