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은 "요즘처럼 모든 것이 급속히 변하는 세상에서는 무엇이 리스크인지조차 모르는 무지(無知)의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변화포착 능력과 시대를 선도하는 기술과 트렌드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예측하지 못한 돌발변수에 그룹의 사업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불황의 무풍지대로 꼽히던 롯데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이 뚝 끊기면서 전년대비 매출이 30% 급감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그룹의 유통사업도 소비침체와 메르스 사태가 겹치며 실적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신 회장은 또 그룹의 사업기반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핵심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도 연관사업을 가장 먼저 고려해 우리의 경쟁력이나 핵심역량이 통할 수 있는 곳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숱한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린 롯데가 비관련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기보다는 기존의 경쟁력을 더욱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성장전략을 짤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융합하는 옴니채널 구축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래성장을 위한 '인적 경쟁력'도 언급했다. 신 회장은 "미래에는 우리가 가지고 있던 경쟁력이 그 효력을 잃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라이벌이 나타나 우리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며 "미래인재에 대한 투자와 여성인재 육성, 해외인재 발굴 등에 더욱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사장단회의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46개 계열사 대표이사와 정책본부 임원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국내외 경영상황과 하반기 전망이 논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