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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푸드, 20년 무차입경영 '소신' 버리나

  • 2015.07.22(수) 14:53

신세계푸드, 1995년 창립이래 무차입 경영
2018년까지 2300억 투자..자금운용 변화 조짐

▲ 신세계푸드 R&D센터 직원들(사진 = 회사 사보)

 

신세계푸드는 1995년 창립 이후 단 한 번도 은행에 이자를 내 본 적 없다. 20년간 은행에 `손을 벌려본` 적이 없어서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 그룹 울타리 안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다 보니,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했다.

20년간 무차입경영을 고집해온 신세계푸드가 변화하고 있다. 사업 체질이 식자재유통에서 외식으로 바뀌었고, 무차입경영에서 벗어나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 외식, 식자재유통 매출 첫 추월

올 1분기 실적은 신세계푸드의 변화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외식 사업부 매출(769억원)이 처음으로 식자재유통(748억원)을 넘어섰다. 그간 신세계푸드의 핵심 사업부는 식자재유통이었다. 매출의 절반을 식자재유통에서 거뒀다. 하지만 이마트에 납품하던 국내외 과일 매출이 줄고, 신용도 낮은 도·소매업체와 거래를 끊으면서 매출이 줄었다.

식자재유통 매출은 2012년 3717억원에서 2014년 2904억원으로 2년 만에 22% 감소했다. CJ프레쉬웨이, 현대그리푸드 등 대기업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점도 사업 매력을 떨어트리고 있다.

외식 사업부는 급성장했다. 올 1분기 외식 매출은 76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85%(569억원) 증가했다. 작년 8월 데이앤데이와 밀크앤허니 등을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신세계에스브이엔과의 합병 영향이 컸다. 여기에 작년부터 올반(한식뷔페), 데블스도어(맥줏집), 오슬로(아이스크림 전문점) 등의 자체 외식 매장도 잇따라 오픈했다.

 


올반은 가장 성공한 브랜드다. 작년 10월 서울 여의도에 첫 매장을 낸 올반은 이번 달 10호점을 오픈했다. 오는 8~9월 올반은 대학로점과 광교점, 성남점을 차례로 오픈할 계획이다. 신세계푸드는 계절밥상(CJ), 자연별곡(이랜드) 등과 함께 한식 뷔페 시장을 키우고 있다.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은 문제다. 신세계푸드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4.8%(2012년), 3.1%(2013년), 1.3%(2014년) 등 매년 뚝뚝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사고에 이어 올해 메르스까지 터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 2310억 투자..무차입경영 중단될듯


대대적인 투자도 예고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2018년까지 총 231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부문별 투자규모는 식자재유통(1227억원), 외식(863억원), 단체급식(170억원) 순이다.

투자금은 외부에서 수혈할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푸드의 현금성자산 및 단기금융자산은 334억원(2013년), 204억원(2014년), 89억원(2015년 3월) 등으로 감소추세로, 회사 측은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외부에서 자금을 수혈하게 되면 신세계푸드의 20년 무차입경영 소신은 깨지게 된다. 무차입 경영은 넓게 현금성 자산이 차입금보다 많은 순현금 회사로 보기도 하지만, 정확히는 은행 등에서 빌린 돈이 전혀 없는 회사를 말한다. 무차입경영은 “남의 돈은 쓰지 않겠다”는 경영자의 소신이 있거나, 회사 내부에 현금이 풍부할 때 가능하다.

신세계푸드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조선호텔 등 계열사를 활용한 안정적인 경영으로 무차입경영을 유지할 수 있었다. 무차입경영에서 벗어나 투자를 확대한다는 것은, 그룹의 지원에서 벗어나 독자 생존의 길을 걷는다는 의미도 되는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음성 HMR 가공장 등 인프라 투자가 많아지면서 투자규모가 커졌다”며 “식자재유통과 외식 등 사업부를 골고루 키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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