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른 장마 끝에 비가 쏟아지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덕수궁 돌담길에서 한 시민이 장맛비를 맞으며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
장마는 장마다워야 하는데 몇년째 마른장마가 두드러져 장마철에만 느낄 수 있는 '정취'가 없어 왔다.
현재 서울을 포함한 전국에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다. 본격적인 장마철다운 장맛비가 내리는 것이다.
장마전선은 내일(2일) 오후부터 남쪽으로 내려가 일요일인 모레(3일) 오전까지는 주로 남부지방에 비를 뿌릴 전망이다.
일요일(3일) 오후부터 다시 북상해 전국에 비가 오며, 다음주 중반까지는 장마전선이 한반도를 오르내리며 국지적으로 많은 비를 뿌리겠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비내리는 장맛비를 창가넘어로 바라보며 감상 할 만한 시 한편을 소개한다.
'장마' - 천상병 作
내 머리칼에 젖은 비
어깨에서 허리께로 줄달음치는 비
맥없이 늘어진 손바닥에도
억수로 비가 내리지 않느냐,
비여
나를 사랑해 다오.
저녁이라 하긴 어둠 이슥한
심야라 무슨 빛 감도는
이 한밤의 골목어귀를
온몸에 비를 맞으며 내가 가지 않느냐,
비여
나를 용서해다오.
나를 용서해다오.